문윤걸 "대중지향 공연·프로그램 늘려야"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국악원이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일까. 전북 국악의 최고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라면 국악원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하고, 미래 국악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신인 및 가능성 있는 예비 전문인들의 참여가 활발해야 하며, 국악의 대중화를 통해 국악의 저변을 확대하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면 대중지향적 프로그램이나 공연방식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악원을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키고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같은 목표의 재설정이 없이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국악원 활성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게 문 교수의 지적이다.
이와함께 국악원의 발전은 외부의 지침에 의해 이루어지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명실공히 전북 최고의 역량이 결집된 국악원 내부 구성원들이 전북 국악발전을 위한 정책적 제안이나 방향, 새로운 의제 발굴 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도립국악원 발전을 위해 2대 쟁점이 되고 있는 국악원 운영체계와 단원 충원도 이같은 전제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시각이다.
도사업소 형태로 운영되면서 행정직 공무원이 원장직을 맡고 있는 현 도립국악원 운영체계는 국악원이 갖는 사회적 위상이나 예술적 가치를 놓고 볼 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특히 재임기간만 놓고 볼 때 민간 원장 시절 평균 재임기간이 4년인 데 비해 현재는 평균 1년 남짓에 불과해 운영체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타시도의 경우도 전북도립국악원의 경우처럼 관의 직영이나 사업소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도립국악원과 달리 예술감독 등을 둬 민간 전문가들에게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의 사업소로 유지하더라도 국악원장을 민간전문가로 하거나, 국악원장을 부지사 급에서 겸임하되 예술총감독을 민간전문가로 채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교수는 국내 관립예술단중 경기도립예술단과 전남도립예술단에서 민간위탁을 하고 있지만, 전북문화재단이 출범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탁할 만한 역량을 갖춘 민간기구를 찾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전남도립국악원 등 여러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관립예술단들이 운영하는 독립법인화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악원을 독립법인화 할 경우 전문인력 확보와 재정자립도 향상, 수준있는 프로그램 제공, 구성원의 책임 아래 자율적인 경영이 가능한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는 반면, 자치단체의 부담비용의 높아지고 수익성을 우선하는 점 등의 단점도 있어 비교분석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도립국악원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현안이 단원 충원 문제. 도립국악원의 현재 인원은 121명으로(정원 144명), 23명이 결원인 상태다. 예술단중 무용단의 경우 정원 28명중 7명이 결원이며, 창극단과 관현악단도 각 6명씩 결원이다. 2007년 이후 6년간 단 1명도 신규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객원으로 충원되는 실정.
충원 못지않게 퇴사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문 교수는 지적했다. 2009년 이후 퇴사한 단원이 10여명에 이르지만 이들 퇴사 단원들이 평정제도에 의한 탈락이 아닌, 개인적으로 퇴사한 것이어서 평정제도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는 것.
예술단의 존재가치는 작품으로 증명해야 하지만 평정제도의 부실과 신입단원들의 미충원으로 예술단의 작품 완성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조직의 노쇠화와 관료화 등으로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됐다. 현재 도립국악원 예술단원의 평균 연령은 41세며, 20대 단원은 1명도 없는 상태다.
문 교수는 신입단원 충원이 미루어지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정실 인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단원 충원 방법의 개선과, 단원 명예퇴직제 및 임금피크제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인위적 탈락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정한 수준의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그룹을 최소화하고 중위그룹이 최대화될 수 있게 오디션 평정시스템의 보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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