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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전문가에게 듣는 간판 프로그램 '판소리 다섯마당'

기량 절정 40~50대 명창의 관록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주가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중심지라는 역사성으로부터 출발되었다. 그 동안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점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본뜻에 가장 어울리는 공연이 바로 '판소리 다섯 바탕'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은 현재 창이 전승되고 있는 판소리 다섯 가지를 가리키는 말로 '판소리 전체'를 상징한다.

 

'판소리 다섯 바탕'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시작된 이래 명칭은 바뀌었어도 내용은 변함없이 유지되어온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이 되었다. 3년 전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은 한옥마을 학인당으로 장소를 옮겨 선을 보이고 있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려는 뜻도 있고, 판소리의 전통으로 돌아가 옛 공연 방식을 되살린다는 뜻도 있다.

 

'판소리 다섯 바탕'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여기 초청된 소리꾼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창들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판소리를 대표하던 무형문화재 명창들이 많이 별세하고, 후속 세대의 문화재 지정 작업이 늦어지면서 문화재 명창들 중에서 무대에서 장시간 공연이 가능한 사람들이 줄었다. 자연히 초청 출연자들이 젊어지게 되었다. 사실 판소리 명창은 4~50대가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이의 소리꾼이라야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다. 패기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나이 든 명창들이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명창으로부터는 깊이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연륜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올해 '판소리 다섯 바탕'은 소리 기량이 절정에 이른 4~50대 소리꾼들을 초청하여, 제 기량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공연 조건에서 소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는 말이다. 명성이 아니라 실질적인 의미에서 우리나라 판소리의 현재를 보고 싶으면 '판소리 다섯 바탕'을 찾으면 된다.

 

3일 펼친 유수정의 '흥보가'와 임현빈의 '수궁가'에 이어 4일 조주선의 '심청가'와 김미나의 '적벽가' 가 마련되어 있다. 조주선은 성창순의 제자로 보성소리라고도 하고 강산제라고도 하는 '심청가'를 부른다. 이 '심청가'는 서편제 판소리의 시조인 강산 박유전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리인데, 전라남도 보성에 전승되어 정응민에 와서 음악적으로 완성된 소리이다. 조주선은 현재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김미나는 남원 출신으로 현재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동편제 박봉술 바디 '적벽가'를 부른다. 이 '적벽가'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적벽가' 중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잘 다듬어진 소리로 알려져 있다.

▲ 최동현 군산대 교수

5일에는 박지윤과 모보경이 '춘향가'를 부른다. 박지윤이 부르는 '춘향가'는 보성소리로 일컬어지는 정응민 바디이고, 모보경이 부르는 '춘향가'는 정정렬 바디이다. 이들은 같은 '춘향가'를 부르는데, 박지윤이 전반부를 부르고, 모보경이 후반부를 부른다. 이 둘을 합치면 판소리 '춘향가'를 거의 완창하게 된다.

 

박지윤은 현재 광주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고, 모보경은 전북도립국악원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박지윤이 부르는 보성소리 '춘향가'는 전라남도에 대대로 전승된 소리이고, 모보경이 부르는 '춘향가'는 전라북도에 대대로 전승된 소리이다. 그러므로 이 두 사람의 '춘향가'는 '춘향가'의 남북 대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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