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 말려 습기·해충 막은 '포쇄' 재현행사 열려
조선왕조실록을 유일하게 지켜낸 전주사고(史庫)의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포쇄' 재현행사가 20일 전주 경기전 일원에서 열렸다.
'포쇄'는 책이 습기와 해충에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바람과 햇볕에 말리는 것으로, 조선시대 실록 포쇄를 3년 혹은 5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했다. 포쇄를 담당하는 포쇄별감이 춘추관에 설치됐고 포쇄때마다 조정에서 사관(史官)을 파견하고 실록 포쇄 형지안에는 누가 참여했는지 등 시행절차를 자세히 기록하도록 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날 열린 포쇄 행사는19세기 박정향의 '박학사포쇄일기'기준으로 삼아 고증을 거쳐 재현됐다. 박정향은 별검춘추로 무주 적상산사고와 태백산사고 포쇄를 수행하면서 관련 절차를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이날 고증에 따라 전주 오목대에서 태조로를 따라 경기전 앞까지 길놀이 형식의 사관행렬을 재현하고, 경기전 전주사고 앞에서 포쇄행사를 진행했다. 송하진 전주시장 등 참여자들이 포쇄 시작을 알리는 4배를 한 뒤 사고 문을 열어 실록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실록궤에서 실록을 꺼냈다.이어 실록을 말리는 작업을 거쳐 실록을 궤에 넣고 자물쇠를 채운 뒤 포쇄에 대한 결과보고서인 형지안(形止案)을 작성하고 포쇄인원들의 4배로 재현 행사를 마쳤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는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도시이자 완판본이라는 책을 찍어낸 출판의 도시다"며, "전국 처음으로 재현된 포쇄행사가 앞으로 기록문화의 도시 전주를 만들어가는 데 대표적인 콘텐츠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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