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예술거리 축제, 시민·관광객 물총놀이 / 공연·야시장·전시 등 마련 …16·23일에도
전주 동문거리를 지나던 시민과 관광객이 때아닌 물벼락을 맞았다.
지난 9일 오후 7시가 되자 동문사거리에서 남전주 새마을금고 앞까지 약 30m 구간에서는 남녀노소가 일제히 서로를 향해 물총을 쏘기 시작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대중가요를 배경으로 물에 흠뻑 젖으며 더위를 날렸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관광객과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층 등 사전 접수를 통한 200명 외에도 지나던 시민과 관광객도 물총을 따로 구매해 참여했다.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몰총 세례 속에서도 아빠는 어린 아들에게 물총 쏘는 법을 가르쳐주고, 이 길을 지나던 외국인들은 물을 맞으면서도 “그레이트(Great)! 판타스틱(fantastic)!”을 외쳤다.
친구 4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윤여명 양(16·전주시 송천동)은 “멀리 나가지 않고 도심에서도 이런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다”며 “낯선 사람들과도 공격을 주고 받고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야외에서 즐기는 물총축제는 서울, 경기, 광주, 대전, 대구, 울산 등 전국에서 실시되는 가운데 전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동문예술거리 축제의 부대 행사였지만 올해는 주요 행사가 됐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불가능 공장의 박세상 대표는 “올해는 사전 접수로 지난해보다 참여자의 연령층이 다양해졌다”며 “한옥마을 관광객, 코레일 내일로 여행객 등이 함께해 이들에게 야간 즐길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에는 영상을 보완하고 온라인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도 “기온이 떨어져 참가자의 추위를 덜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올 동문예술거리 축제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복고’를 주제로 팡파르를 울렸다. 전주시 주최, 동문예술거리추진단 주관의 올 축제는 지난 9일에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오는 16일과 23일 같은 자리에서 진행된다.
9일에는 동문근대역사추진위원회, 불가능 공장, 동문상인회, 풍남동주민자치센터 등이 참여해 ‘토요물벼락(樂) 고고장’, 거리 공연 및 체험, 야시장, 전주시민놀이터의 갤러리 기획전시가 실시됐다.
한옥마을 슈퍼에서 공영주차장까지 이르는 길에서는 상가를 중심으로 먹거리 판매 등 야시장이 열렸다. 삼양다방 옆 공터에서는 오후 9시가 넘어 거리 연극인 ‘동문노포(老鋪)열전’이 공연돼 지나는 발길을 잡았다. 이에 앞서 늦은 오후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캐리커처 그리기도 이뤄졌다.
이 기간에 맞춰 전주시민놀이터 갤러리는 기획전 ‘the(더) 틈새’의 첫 전시로 3대를 이어 50년간 붓을 만드는 곽종찬 씨의 작품으로 ‘전주 붓, 그 명맥을 잇다’전을 열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젊은층에게 ‘놀기’라는 재미적 요소로 동문거리를 홍보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오는 16일에는 날씨를 고려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문화 부분을 더해 전주의 문화예술을 좀더 체험하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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