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수요포럼 초청 강연 / 서점의 생존 비법 제시 "주제별 배치 '편집진열법'·친주민적 교류공간 형성"
경남 진주문고의 여태훈 대표가 30년간 지역 서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네 서점의 생존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사회적기업 마당이 주최해 지난 16일 전주 한옥마을 내 카페 ‘공간 봄’에서 열린 수요포럼에서 그는 “책만을 팔았고, 또 책만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진주문고’는 1996년 대학가 인문과학 서점 ‘개척서림’으로 시작했다. 작은 서점이었지만 고객이 원하는 책은 며칠이 걸리더라도 무조건 구해다 줬다. ‘책을 팔 수 있는 자격만 있지 팔 수 없는 자격은 없다’는 그는 이익에 상관없이 책을 구매해 제공했다.
동시에 ‘작가와의 만남’, ‘문화기행’, ‘인문학특강’, ‘책과 예술의 만남’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그는 “개인 구매로 인한 이익으로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며, “다수의 지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해 고객·지역 사회와 신뢰를 쌓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생존전략은 진주문고만의 독특한 ‘편집진열법’이다. 분야, 분류별이 아닌 서점이 자기식대로 창의적인 책을 팔기 위한 진열 방식이다. ‘내 마음의 책방’ ‘월하독(獨)서’ ‘진주의 빛’ 등 특성 있는 코너를 구성해 시대정신과 지역민 정서를 대변하는 책, 서점의 색깔을 잘 나타내는 것들을 선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 ‘MB의 비용’을 나란히 진열했던 ‘판단은 당신의 몫’ 코너는 편집진열로 진주문고만의 성격을 잘 나타낸 대표 사례다.
그는 서점이라는 ‘물리적 공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익명성 없는 소도시의 특성을 활용해 가끔 아이를 맡기거나 외상거래도 할 수 있는 친근한 교류 공간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
그는 “오늘날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책의 정보 가치는 많이 상실됐고, 단순히 책만 팔기에는 온라인 서점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점이 라이프 스타일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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