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출범 기념 특강 / "그 지역 생활양식·정신 느껴질 때 진정한 의미 있어"
“전북 사람들이 두루 먹고, 또 그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이 전라북도라는 문화 공동체 안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음식, 그게 전북의 맛 아닐까요.”
황교익 음식평론가가 전북문화관광재단 출범을 기념해 20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전북의 맛’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 해에 10번 이상 전주를 방문한다는 그는 전북과 인연이 깊다. 전주가 고향인 아내를 따라 1980년대부터 꾸준히 방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평론가답게 고창, 부안, 남원, 정읍 등 전북지역 곳곳의 맛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는 전북 음식은 다채로운 식재료를 골고루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산지, 평야, 바다를 모두 갖춘 전북은 다양한 소재가 즐비하다는 것. 또한 전통을 간직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와 더불어 풍성한 음식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그는 “과거 산업화로 경상도지역은 공단이 들어서고 전라도지역은 농업지역으로 남겨졌지만 이로 인해 전북지역은 우리 전통 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며 “오늘날은 오히려 전라도지역만이 가진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각기 다른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풍족한 자원과 역사를 갖고 있는 전북음식, 이를 좀 더 다듬는다면 좋은 관광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풀어냈다. 음식을 과연 문화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 대해 그는 “각자가 즐겨먹는 음식에는 개인의 삶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음식은 문화다”고 답했다.
음식문화는 출신지, 가족관계, 가정환경, 성격 등의 개인 기호와 생태환경적 요소, 경제·문화·사회적 요소 등에 따라 형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음식습관·예절 등을 나누는 생활문화공유지역이 만들어진다. 남도 음식, 한국 음식, 아시아 음식 등이 그 예이다.
그는 “음식은 먹었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야 문화로서의 가치가 있다”며 “지난날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전북의 생활양식 또는 정신이 느껴질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