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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넘치는 고향을 꿈꾸며

농촌지역 인구감소·고령화 / 30년 안에 77개 시·군 소멸 / 도민 협동해 전북 활기 찾자

▲ 박태석 NH농협은행 부행장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鄕愁(향수)’는 갈 수 없을 때 가장 짙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ktx열차든 고속버스든 불과 2~3시간만에 갈 수 있음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올수록 깊어만 간다.

 

우리들의 首丘初心(수구초심)이 이러할진대, 고향가는 길이 국토의 허리를 아프게 갈라놓은 철책에 막혀 있거나, 수몰지역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가고파도 갈 수 없으니 그리움의 깊이가 얼마나 될지 우리로서는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시골마을, 고향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고령화로 인해 언젠가는 우리네 고향마을이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황량한 땅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杞憂(기우)가 아니다.

 

실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가구수가 20개에 미치지 못하는 과소화 농어촌마을이 3901곳으로 전체 농어촌마을의 8.5%를 차지한다. 또한 2005년 2048개 마을에 비하면 불과 5년 사이에 2000곳 가까이 그 숫자가 늘은 것이다. 그만큼 농촌지역 공동화 현상의 전개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지역의 인구 감소 및 고령화의 가속화는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우리 전북은 그 정도가 특히나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동 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20가구 미만의 과소화 마을이 1027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안에 전국 77개 시·군이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전북지역 14개 시·군 가운데 무려 10곳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쩌다 고향마을을 찾아 보면 그 심각성을 체감하게 된다. 한낮에도 인적이 드물어 깊은 적막감이 감돌고, 70~80대 홀몸어르신들이 태반인 동네에서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은 것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 속도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는 특색이 있다. 특히 지방과 농촌에서는 젊은층 인구의 급격한 외부유출까지 겹쳐 한 마을, 더 나아가 지자체가 통째로 소멸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국정의 난맥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혼란과 저성장의 고착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등 산적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과 고령화 특히, 농촌공동체의 공동화 현상은 장기적인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국가, 지자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직시하고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우리 고장 전북은 대표적인 農道(농도)로서 ‘활력이 넘치는 농산어촌 조성과 사람이 모이는 토탈관광기반 구축’이라는 도정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농촌지역 공동화를 막고, 사람과 물자가 모여 북적대는 지역사회 만들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 한 유통기업과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실시하고 있는 ‘청년농부 육성 프로젝트’는 귀농·귀촌 지원을 통한 농촌 고령화·공동화 극복의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우리 전북도 이런 프로젝트를 적극 활용한다면 청년층의 지역 유입으로 침체된 지역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개월 동안 전북일보을 통해 지면으로나마 고향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은 필자에게도 뜻깊은 경험이었다. 아무쪼록 우리 전라북도와 전북도민 모두가 여러 위기 속에서 단결과 협동의 미덕을 살려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라는 가치를 실현하여, 사람이 모이고 여러 산업이 고루 발전하는 모범적이고 活力(활력) 넘치는 고장이 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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