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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문화시설 참여 아이들 창의성 기발

팔복예술공장 작년 9월부터 초등학생 20명과 프로그램 / '기억도둑 팥빙수 가게' 열고 10개월 공동활동 결과 공유

▲ 전주 팔복예술공장 커뮤니티 아트 프로그램이 지난 11일 팔복 지역나눔 아동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학생들이 잊고 싶은 기억을 종이에 쓰고 있다.

“여기는 나쁜 기억을 없애주는 ‘레알 기억도둑 팥빙수 가게’입니다. 버리고 싶은 기억을 써주시면 되겠습니다.”

 

11일 오후 5시 팔복 나눔아동지역센터 앞마당은 ‘행복해지는 팥빙수’를 먹기 위한 초등학생들로 붐볐다.

 

강현민, 강현진, 김윤현, 양나래, 장하민 등 전주 팔복초등학교 학생 20명이 마련한 행사는 나쁜 기억을 특별한 종이에 써서 벽에 걸고 의식을 치른 뒤 팥빙수를 먹는 것으로 꾸려졌다.

 

벽에 가장 많이 걸린 나쁜 기억은 엄마, 아빠가 싸운 일. 김명선(팔복초 5) 양은 “종이에 써서 버린다고 해서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이 좀 풀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1년 간 키우던 새가 죽은 사건, 친구와 동생이 까불었던 기억, 해수욕장에서 크게 넘어졌던 일 등 그 나이또래의 고민이 담겨 있다.

 

작고 소소한 행사였지만 작은 변화의 시작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이번 행사는 팔복예술공장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그램’의 결과 공유회였다.

 

커뮤니티 아트 프로그램은 지역 미술인인 박은주·정하영·황유진 작가가 주민들과 다양한 공동 활동을 하며 문화·예술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 황유진 작가는 팔복동 아이들과 함께 약 1년간 ‘기억의 공유와 소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고 나눠왔다. 아이들에게 바깥부모 역할을 해주고 싶었다는 황 작가. “아이들에게 학교 미술시간이나 방과 후 수업에서 하지 못하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활동을 하고자 했어요. 예술가는 가이드 역할인거죠. 보통 부모와 가정의 영향을 받고 크는데, 아이들이 집에서 겪는 문화 외의 다양한 문화·사고를 겪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한민욱 팔복예술공장 기획팀장은 “아직도 팔복예술공장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지만 성급하게 알리지 않고 주민사회에 스며들고자 한다”면서 “동네에서 새롭개 재미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 문화시설의 존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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