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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보금자리의 기억

이승훈 사진작가 개인전 / 26일까지 서학동사진관

▲ 이승훈 작품 ‘Moving days_06_좌원상가아파트 빨래건조대’

이승훈 사진작가는 40년이 안 되는 생애 동안 열여덟 번의 이사를 겪었다. 좋은 곳, 살고 싶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녀서가 아니라 당장 살아야 할 곳을 찾아 떠밀려 가게 됐다. 아늑하고 포근한 안식처로 인식되는 ‘집’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승훈 사진작가의 개인전 ‘Moving day’가 오는 26일까지 전주의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

 

모래내(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좌원상가 아파트는 그의 유년시절 기억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후 그는 수차례 이사를 하고 보금자리가 바뀌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은 모래내 시장은 유년시절 본 그대로였다. 하루가 다르게 도시 풍경은 달라졌고 그로 인해 나의 보금자리도 끊임없이 변했는데 이곳은 왜 조금도 달라지지 못했는가.

 

그는 좌원상가 아파트의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아파트 안에 버려진 거울, 빨래 건조대, 고지서 등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고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전시 사진에는 그가 느낀 잠깐의 아련함과 반가움, 그리고 당혹감이 묻어난다. 또한, 자본에 쫓겨 떠돌아다니는 현대인과 자본에 밀린 원도심을 동시에 보여준다.

 

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한 그는 개인전 ‘On Plastic surgery’(2013)와 ‘Moving days’(2016) 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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