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회 ‘늙은 부부 이야기’
20~29일 전주 창작소극장
18년만에 복귀한 이경은씨
조민철씨와 감동 무대 기대
“노인문제 살피는 계기될 것”
“나이만 먹었을 뿐 노인도 젊은 사람도 사랑에 대한 감정은 같아요. 오히려 내 생에 마지막 사랑이 될 수도 있고, 함께 나눌 남은 생이 더 짧기 때문에 더 애틋하죠. 사랑이 청춘에게만 부여되는 자격은 아니잖아요. 삶의 질곡을 돌고 돌아 죽음, 좌절을 초월한 노년의 사랑도 아름답습니다.”(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중 ‘동만’역의 조민철 씨)
“ ‘이점순’이란 여자는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혼자 세 딸을 키워낸 억척스러운 여자에요. 평생을 함께 살았던 동네 사람들 시선이 두렵고, 혹시라도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 30년 넘게 집에 낯선 남자 한 번을 들여 본 적 없어요.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사랑이지만 자식들의 반대에 ‘내가 늙어서 무슨 추태냐’하고 고민하는 점순에게 많은 중년과 노년이 공감할 것 같아요.”(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 중 ‘점순’역의 이경은 씨)
전북 연극단 ‘창작극회’의 제159회 정기공연 ‘늙은 부부 이야기’는 오래전 각자 사별한 노인 동만과 점순이 애절하게 이뤄가는 사랑이야기다. 전주 고사동에서 30년 간 양복집을 운영했던 박동만이 과거 짝사랑하던 이점순의 집에 세 들어 살고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사별, 재혼, 정년퇴임 후의 환경 변화, 자식과의 갈등, 노인 고독사 등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겪을 수 있는 사건과 사회적 이슈들을 촘촘히 연결했다. 배우들은 “고독의 절정에서 받아들이고 의지하는 동만과 점순의 모습은 노인 문제를 살펴보는 또 다른 관점”이라며 “우리가 겪을 모습이자 현재의 우리에게도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늙은 부부 이야기’는 두 주인공에게도 특별하다. 조민철(56) 연극배우는 이 작품에 처음 출연한다. 젊은 연극인이 노인 연기를 하면 어색해 그간 선배들이 맡았던 배역이었다.
연극배우 이경은(48) 씨는 무려 18년 만의 복귀작이다. 결혼과 출산 후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용기를 냈다.
이 씨는 “오랜만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무대에서의 위치가 인생의 위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이경은으로서 50여 년 살아온 삶을 옮겨오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규현 창작극회 대표는 “이번 연극은 오롯이 주인공 두 명이 끌어가는 작품”이라며 “두 배우의 내공과 원숙한 연기로 더욱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20일부터 29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열린다.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문의 063-282-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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