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 주립대 학생 17명
색지공예 전통문양 파기 배워
“예술대학 학생들이어서 그런가, 외국인인데도 어쩜 이렇게 문양을 잘 파는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의 미술학도들이 전통한지 공예의 뿌리를 찾아 전주를 방문했다. 3일 전주 한옥마을 내 김혜미자 명인(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의 자택 겸 작업실. 미국 학생 17명이 전통문양 파기에 열중이었다. 조각도로 도안에 새겨진 작은 무늬들을 섬세하게 오려내 촘촘한 전통 문양을 만들어 냈다. 화사한 색지에도 마음을 뺏겨 색깔별로 완성한 학생도 있었다.
김혜미자 색지장은 “처음 할 텐데도 작고 얇은 무늬를 빗나가거나 끊어진 곳 없이 완벽하게 파냈다”며 연신 감탄했다.
이들은 위스콘신 주립대학의 해외 교류 체험 사업의 일환으로 전주를 방문했다. 전주가 고향인 리나 윤 밀워키 예술대 판화과 교수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벌써 네 번째다.
올해는 신청자가 대폭 늘어 미술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17명을 추렸다. 제시카 뮤닉갱어 위스콘신 주립대 판화과 교수는 “여러 차례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한지공예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올해 평창 올림픽 개·폐막 공연의 영향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가 매우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지공예에 대한 호기심은 많지만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 학생들이기에 김 색지장이 한지의 특성과 조각도 잡는 법 등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쳤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수업에서는 재료에 대한 이해·한지 공예품 소개와 함께 ‘전통문양 파기’ 체험 등이 이뤄졌다.
체험에 참여한 칼리 카인즈(Karly Kainz) 학생은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를 해 처음 한지공예를 알게 됐다”며 “한지공예의 문양도 무척 예쁘고 직접 그려보니 신기했다. 판화 전공인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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