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당 옆 오송제 편백숲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올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올해 소리축제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5개 ‘한국의 굿’ 음악을 조명했다. 단순한 무속행위를 넘어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잇는 전통 문화예술로 평가 받는 굿. 음악의 한 요소로서도 높은 완성도와 숭고함이 느껴진다.
지난 3일 첫 번째로 선보인 서해안배연신굿에 이어 진도씻김굿(4일 오후 6시), 강릉단오굿(5일 오후 6시), 남해안별신굿(6일 오후 3시), 동해안별신굿(7일 오후 3시)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음악의 집’에서 이어진다.
진도씻김굿(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은 화려하고 신명나는 놀이판의 성격보다는 종교적·철학적인 숭고함이 묻어난다.
이승에서 풀지 못한 망자의 원한을 씻어주고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씻김굿은 춤과 노래로써 산자와 죽은 자를 잇는다. 죽음을 향한 인간의 초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이 된다. 음악적으로 피리와 대금, 해금, 장고, 징으로 구성된 삼현육각반주가 특징이다. 노래는 홀로 부르거나 선창하면 이어 받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구성이 세련되면서도 아름답다.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가 말살됐던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던 강릉단오굿(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은 천년 역사와 삶이 녹아있는 민중 신앙의 핵심이다. 무녀가 노래를 하면 악사들은 기이한 고성을 지르는 ‘바라지’(장단 반주)를 하면서 흥을 돋운다. 타악과 무녀의 노래와 춤, 악사들의 기성이 하모니를 이루는 독창적인 굿 음악이 만들어진다.
남해안 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은 굿 의식과 함께 무용, 음악, 음식, 연극 등이 어우러진 수준 높은 종합연희의 형태다. 가장 강렬한 것은 각종 악기가 불협화음인듯하지만 합을 맞추는‘시나위’. 타악 합주만으로 빠르게 시작되다 관현악과 타악 합주로 느리게 이어진 후 타악 합주만으로 빠르게 연주하다 마친다.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었던 바닷사람들을 위한 민속 신앙, 동해안별신굿(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무악과 무가가 세련되고, 다양한 춤과 익살스러운 재담이 많아 다른 지역 굿보다 놀이적 성격이 강하다. 굿판을 통한 삶과 죽음의 기원, 놀이와 예술, 기량과 신명이 강렬하고도 경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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