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명 경연 참가 ‘역대 최다’
무용·민요·고법신인부 신설
심사기피제·청중평가단 운영
“얼씨구! 좋다.”
10일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종합본선이 열린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관중석 곳곳에서 탄식과 추임새가 터져 나왔다. 좌석을 메우고 자리가 부족해 계단 곳곳까지 걸터앉은 관중들로 공연장이 가득 찼다. 눈과 귀가 열리는 시간, 이곳에 모인 모든 이들의 이목이 누가 장원의 꿈을 이룰 지에 집중됐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경기전 광장, 국립무형유산원,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가 나흘간의 열전을 매듭지었다. 판소리 명창부 장원은 흥보가 중 ‘흥보 비는 대목’을 열창한 최영인(45)씨에게 돌아갔다.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얻은 결실, 그의 무대를 지켜 본 이들은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국악계 장원, 그 찬란한 역사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조직위원회는 ‘장원, 그 찬란한 역사’를 슬로건으로 정하고 전주대사습놀이의 과거를 조명함과 동시에 최고의 국악경연대회로 명성을 떨치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올해 대회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취타대 행렬로 축제의 서막을 연 제45회 전주대사습놀이 국악계 명인·명창들과 국악을 새롭게 해석한 젊은 국악인들의 이색무대로 채워졌다. 개막 축하공연에서는 역대 장원이 출연해 ‘찬란한 역사의 뿌리’를 주제로 전통국악의 멋을 펼쳤다.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전주가 국악의 수도,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라 불리는 것은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전주대사습놀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전주대사습놀이를 국악분야 최고 등용문으로 대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참가인원 역대 최다, 대통령상 유지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예선에는 역대 최대 규모 809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부문별로는 판소리 7명, 농악부 6팀(267명), 기악부 26명, 무용부 30명, 민요부 25명, 가야금병창부 8명, 시조부 34명, 판소리 일반부 11명, 판소리신인부 25명, 고법신인부 16명, 무용신인부 14명, 민요신인부 45명, 궁도부 301명 등 모두 548팀 809명이다.
이번 전국대회의 판소리 명창부 장원에게는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과 함께 국악계 최고 상금 5000만원이 수여됐다.
또, 각 부문별 장원에게는 △국무총리상(농악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기악부, 무용부) △국방부장관상(궁도부) △전라북도지사상(판소리일반부) △전주시장상(민요부, 판소리신인부, 고법신인부, 무용신인부, 민요신인부) △문화방송사장상(가야금병창부, 시조부)이 각각 수여되는 등 부문별 시상도 이뤄졌다.
△참가 자격 강화·신인부 신설
올해는 참가자격에 큰 변화를 줬다.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가진 국악인을 발굴하고 45회를 맞은 대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
가장 먼저, 전국대회 최고 영예인 판소리명창부의 참가자격을 판소리 다섯바탕 중 한바탕 이상 완창 가능한 자에서 한바탕 이상 완창한 자로 강화했다. 흥보가는 2시간 이상 완창 경력을 인정하며, 인정범위는 만 19세 이후의 경력으로 정했다.
무용·민요·고법 분야에서 신인부를 신설한 점도 변화중의 하나다. 역량 있고 뛰어난 기량을 갖춘 명인·명창을 발굴하고 국악동호인과 함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게다가 신인부 공연을 공연 무대와 접목시켜 선보임으로써 대중들이 대회를 친근하게 느껴 국악한마당 행사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심사 공정성 어떻게 높였나
심사위원 추천위원회와 심사위원 선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각 부문별로 심사위원을 7명씩 구성했다. 경연별로 예선과 본선의 심사위원을 따로 둠으로써 공정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를 확고히 했다는 설명이다.
판소리명창부 예선 심사위원의 경우 경연 출연자의 직접 스승과 8촌 이내의 친인척이 심사를 맡는 일이 없도록 하는 ‘심사기피제’를 두기도 했다.
판소리 명창부문 ‘청중평가단’ 제도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100명 모집에 182명이 지원할 만큼 일반인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고. 일반인이 판소리명창 심사에 참여함으로써 국악의 대중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선 무대를 앞두고 모인 청중평가단들에게는 “내 손으로 장원을 뽑겠다”는 열의가 엿보였다. 국악을 사랑하는 ‘귀명창’ 답게 리허설 시간에 사회를 맡은 김병조 씨와 사랑가 한 대목을 함께 부르며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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