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전광훈 책임론’ 언급 전략
친 호남 행보에 지지율 상승세…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판
극우세력 선긋기 주저하는 속 중도층 이탈 현상 걱정하고 있어
지난 주 남원에서 수해 복구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등 전북을 향한 민심공략에 주력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대유행 조짐이 보이는 시점에 극우 세력의 8·15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 때문이다. 통합당내부에서는 미묘하게 입장이 갈리고 있다. 대다수 의원들은 전 목사를 위시한 태극기 세력과 선긋기를 주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전북 등 호남민심을 우려해 선긋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초 지지 세력이었던 태극기 세력도, 최근 적극 구애를 보내고 있는 전북 등 호남민심도,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통합당의 상황이 읽힌다.
△민주당 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 제기…통합당 ‘갈팡질팡’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수도권을 비롯한 지역에서 코로나 19확산세가 급격히 커지자 전북에 지역구를 두거나 연고가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16일 일제히 통합당을 향한 공세를 펼쳤다. 통합당이 공략하고 있는 전북 등 호남민심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에 따르면,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전라지역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7.7%p 급락한 51.6%로 집계됐다. 지난해 18.7%였다가 이번 주 14,1%로 떨어진 통합당보다 하락세가 큰 셈이다. 통합당의 호남 민심 공략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주 의원(전주병)은 “교회도 세상 속에 있다”며 “온 국민이 어려움을 감내하며 K-방역에 따라 코로나 확산을 막고 경제회복에 온 힘을 쓰고 있는 때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은 반사회적 행위”라고 질타했다.
전북에 연고를 둔 신동근 의원(인천 서구을)은 “통합당은 집회에 참석한 유정복 전 인천시장, 홍문표 의원을 즉각 징계하고 참석 인사들을 대상으로 조속히 코로나 진단검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통합당은 갈팡질팡했다. 통합당은 지난 16일 대변인 논평에 코로나 19재확산에 따른 방역의 중요성만 강조했을 뿐, 전광훈 목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개별의원들의 참여를 지도부 차원에서 막을 수 없다는 애매한 입장을 펼쳤다.
그러나 하태경 의원은 17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신도들의 광복절 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구속을 촉구했다. 나아가 민주당과 서울시가 집회 금지 장소인 서울광장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분향소 설치, 전 목사 측의 광화문 집회 강행에 빌미를 줬다며 책임론도 제기했다.
△통합당 태극기 세력 딜레마
통합당 내부에서는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5·18정신을 담은 정강정책 개정과 친(親)호남 행보를 통해 중도층 확장을 노리는 차원에서 태극기세력과 결별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초선의원은 “이 상황을 두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총선 1년전과 같이 앞두고 일을 그르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시절 황교안 전 대표가 주도한 장외투쟁에 적극 참여해 당과 가까운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전 목사를 옹호해주는 듯한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한 재선의원은 “호남을 출발점으로 수도권 중도 민심까지 잡기 위해서는 극우세력과 결별하는 과감한 움직임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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