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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자체 공립박물관 운영 실태 긴급점검] (하) 대안

대부분 공립박물관 지자체 무관심속 운영
부족한 예산, 광범위한 관리에 비해 전문학예사 부족
기획초대전시 활용 미흡 악순환
직접운영보다는 위수탁계약으로 경쟁 독려, 많은 예산 투자 등 필요성

전북 공립박물관 학예사 보유현황
전북 공립박물관 학예사 보유현황

전북지역 문화예술계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북의 공립박물관들이 건립후에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전시를 기획하고 박물관을 이끌어가는 전담학예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본보가 전북 14개 시군 박물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박물관의 학예사들은 1~2명에 불과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3명, 판소리박물관·고인돌박물관 등이 각각 2명, 김제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순창장류박물관·정읍시립박물관·부안청자박물관·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진안역사박물관·진안가위박물관·남원향토박물관·익산왕궁리유적전시관·마한박물관 등은 각 1명 뿐이었다.

학예사를 단기 임기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무주곤충박물관은 전담학예사가 아닌 임기제 학예사로 운영해 간간히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익산 입점리 고분전시관은 학예사가 한명도 없었다.

학예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위해 전시회를 기획·개최하고, 작품 또는 유물을 구입·수집·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학예사가 부족하다보니 업무과중이 발생하고 자연스레 기획·초대전시 횟수가 줄어들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유물 수집과 보관·관리 부분까지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학예사를 보유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3명의 학예사가 진포해양테마공원, 근대건축관, 근대미술관, 장미갤러리, 3·1운동기념관, 채만식문학관 등 다양한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관계자는 “학예사가 부족한데 관리주체는 많아 박물관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해보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각 지자체들의 부족한 예산도 공립박물관들의 질 저하의 요인이 되고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세우지만 각종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충당하기 빠듯하고 신규유물을 확보하고 싶어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에 달하는 예산을 경매로 사들이거나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사실상 기증, 위탁 유물에 기대야하는 것이다.

지자체의 무관심은 더욱 큰 문제다. 각 단체장이 표심을 생각하며 지역 공립박물관을 세웠지만 개관 이후 지속 발전 부분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현실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관심은 물론, 직영 운영이 아닌 위탁운영을 통한 자발적인 노력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상균 전주대학교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박물관 운영이 잘 이뤄지지 않고 발전이 없는 곳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민과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개관 전부터 주변 지역의 박물관 수요현황을 고려해 치적성이 아닌 신중한 박물관 건립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가 재위탁이라는 카드를 내밀면서 자생적으로 박물관 발전을 위한 자발적 경쟁 기회를 만드는 법도 한 방법”이라며 “적극적인 박물관 인력과 예산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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