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견훤 역사유적지 개발… 후백제 성역화 추진
전주시 유적 발굴 치중, 스토리텔링 등 관광화 미흡
경북 문경시가 후백제 견훤 역사유적지 개발을 통한 후백제 성역화를 본격화하면서 후백제 수도인 전주시가 관광자원화 선점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주시가 후백제 관련 도성·절터·산성 등 다양한 유적과 문헌을 보유하고도 이를 엮는 큰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경시는 지난 26일 시청에서 지난해 3월부터 추진해온 ‘견훤대왕 역사유적지 개발 종합정비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후백제 초대왕인 견훤의 출생지를 스토리텔링하고 역사유적지를 개발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역사유적지 개발은 견훤 탄생 설화와 관련된 문경 가은읍 갈전시 아차마을 중심의 아차마을권, 견훤의 활동과 관련된 희양산성과 근암산성 등 전장유적권, 견훤의 전설과 활약상이 남아있는 말바위와 견훤산성 등 궁기말바위권 3권역으로 나눠 추진할 예정이다. 탄생 설화가 있는 아차마을권에는 후백제 민속촌과 테마영상 전시관, 둘레길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견훤대왕 역사유적지를 정비하고 후백제 역사를 복원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종합정비계획 기본 방향과 사업 대상지 분석, 예산 확보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시가 이처럼 견훤 설화 등 지역에 산재한 유적지를 정비해 역사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발굴하겠다고 나선 반면, 전주시는 수년째 후백제 유적 발굴조사에만 치중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등 관광자원화 측면에선 뒤처진 모양새다.
그동안 전주시는 후백제와 관련해 서고산성 남서성벽 발굴조사, 우아동 도요지 발굴조사 등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서고산성·남고산성·무릉 발굴조사와 동고산성 국가 사적 지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고학적 연구를 통한 유물, 유적 재정립 작업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지역 고고학계와 문화관광 인사들은 “유물과 유적을 잘 정비하는 것 못지않게 의미를 부여해 관광자원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문경시가 후백제 성역화를 본격화한 만큼 후백제 수도인 전주시가 역사적·문화적 이슈를 뺏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는 900년부터 936년까지 36년간 후백제의 수도로, 후삼국시대 격동의 중심지이자 찬란한 문화를 펼쳤던 역사가 잠든 지역이다. 왕궁과 도성 체계를 갖춘 후삼국 최대 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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