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10시 손님 못 잡으면 하루 1건 하기도 힘들어
대리기사들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에 수입 반토막”
코로나19 대유행이 잦아들지 않아 인원제한과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다시 연장되면서 대리운전기사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모임이 줄고 특정 시간대 이후에는 손님이 없어 수입이 크게 줄어서다.
지난 3일 밤 10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신시가지 일대에서 만난 대리운전기사는 총 6명. 이들 대부분은 전업 대리운전기사로 코로나19로 수입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대리운전기사 수는 여전하지만, 손님은 급격하게 줄어 손님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져 하루에 1건 잡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3년째 대리운전을 하는 문모 씨(51)는 밤 9시가 되면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을 켠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모임인원 제한으로 손님이 줄어 이 시간대에 손님을 잡지 못하면 하루 수입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씨는 “기사들이 선호하는 지역을 골라 손님과 가격 흥정을 하던 시대는 끝났다”면서 “영업시간 제한으로 밤 10시 이후에는 손님이 없다시피 해 밤 9~10시 시간대를 놓치면 하루에 5만 원 벌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4개월 전부터 대리운전을 겸하고 있다는 김모 씨(38)는 “음식점이 너무 힘들어서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어보고자 대리운전을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대리운전으로 얻는 수익이 한 달에 100만 원도 채 안 되는 것 같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을 때는 새벽에 손님이 많아 수익이 괜찮았는데 영업시간이 제한되니 수익이 반 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대리운전기사들의 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9월에 전주시가 지급하는 ‘운수종사자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대리운전기사는 제외됐다. 정부는 대리운전기사를 운수업 종사자가 아닌 특수고용직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에 대해 대리운전기사들은 크게 반발했다. 월급을 받아 상대적으로 소득에 큰 영향이 없는 시내·시외버스 기사들에게는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생계까지 위협받는 대리운전기사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대리운전기사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생계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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