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대비 대(對) 중국 전북 수출 줄어 판로 다변화 등 필요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고 나서 지난 30년 동안 전북이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거둔 성과도 적지 않지만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직면하고 있는 과제도 적지 않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해마다 늘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29억 1300만 달러를 달성했는데 전북의 대중 수출액은 16억 5400만 달러로 중국과의 국내 수출액 가운데 0.98%에 머물러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1년 말에 한국의 대중 수출액이 1341억 85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이 가운데 전북은 16억 8900만 달러로 전국의 1.4%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배경에는 해를 거듭해도 변하지 않는 지역 내 열악한 산업 구조를 꼽을 수 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공개한 기업경기조사에서 지역 제조업체들이 겪는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이 컸는데 이를 타개 위해 수출이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과의 활발한 무역 교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북 산업의 활성화가 절실한 과제로 여겨진다.
지난해 말 기준 전북지역 내 제조업체 수는 총 8020곳인데 이 중 대기업은 17곳(0.2%)에 불과하고 중견기업 47곳(0.6%), 중소기업 7956곳(99.2%) 순으로 많았다.
열악한 현실은 전북의 산업 현장에서 중소기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해 허약한 지역 산업의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 전북의 경우 미국 수출 확대와 중국 수출 부진이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무역협회가 내놓은 올해 상반기 전북지역 무역동향을 보면 대미(對美) 수출은 농기계(2억 3268만 달러)를 중심으로 33.7% 증가한 8억 6422만 달러로 전북의 최대 수출국이 된 반면 중국은 1.2% 감소한 7억 8944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북에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이 된 것은 지난 2006년 상반기 이후 약 16년 만에 일이다.
지난해 전북 대중 수출 5대 품목을 보면 1위가 동제품으로 2억 6320만 달러를 차지했고 2위 종이제품(2억 2621만 달러), 3위 합성수지(1억 7535만 달러), 4위 정밀화학원료(1억 7321만 달러), 5위 건설광산기계(7701만 달러)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요 수출 품목의 무역여건이 악화되거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교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전북의 대중 무역에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판로 다변화를 이루는데 기업이 요구하는 행정적인 지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 여파 속에도 전북의 대중 수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향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될 경우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수출뿐만이 아니라 수입에서도 최근 도래하는 고환율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중국과의 수출·입시 달러 결제 비중이 높다보니 수출하는 기업들은 수익성이 나아지기도 하지만 중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의 경우 달러로 결제를 해야 되니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전북연구원 관계자는 “지역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지원 전략을 통해서 무역 활성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며 “해외 마케팅 지원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수출·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지원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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