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 진승호 사장의 'KIC 전주 이전 거부 발언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익산을 국회의원)에 대한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전북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 중 KIC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은 한 도당위원장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한 도당위원장은 또 민주당 내 요직 중 요직으로 불리는 전략위원장을 맡고 있어 당론 형성에 비중이 크다. 전북정치권을 대표하는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으로서도 전북 현안을 대표해야 하는 의무가 막중하다.
그만큼 상임위 차원의 대응과 당 차원의 입장 정리를 한 도당위원장이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지난 3월 공공기관 전북 추가 이전 공동성명 당시 김관영 전북도지사 등과 함께 KIC 전북 이전을 촉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KIC 전북 유치는 한 의원이 11일 발표할 예정인 전북특별자치도법 개정안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주요 특례에 금융중심지를 대비하기 위한 특례가 주요 내용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KIC를 필두로 하는 금융기관 추가 유치 및 집적지원은 기반 구축 분야 주요 특례로 명시돼 있다. KIC 유치 문제가 전주만의 일이 아닌 한 도당위원장이 직접 챙겨야 할 현안인 이유도 특별자치도 성공과 금융기관 유치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데서 비롯된다.
익산 폭우 등의 영향이 있지만, 아직까진 한 도당위원장은 기재위 위원이자 도당위원장으로서 이번 사태를 언급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지역발전 성과로 도민께 희망 드리겠다”는 일성으로 전북도당위원장에 선출된 그의 역할에 아쉬움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전북정치권과 지자체 일각에선 특별자치도법과 대도시광역교통망법 현안 이후 그의 적극성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초선 시절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중앙정치무대 역량대비 지역정치 활동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한 도당위원장은 재선을 거머쥐면서 지역 성과 창출에 집중해 왔다.
국회의원 조찬간담회에서도 기재위 위원이자, 지난해 예결소위 위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익산과 특별자치도 개정안에 집중하면서 다른 도내 주요 현안 챙기기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전북 입장에서 중요한 과제는 앞으로 기재위 전체회의 일정에서 진승호 KIC사장에게 어떤 답변을 이끌어내느냐 여부다. 만약 기재위 회의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현안을 그냥 지나칠 경우 금융중심지 현안에 치명타가 우려된다.
진 사장의 발언이 있던 지난달 13일 이후 기재위 전체회의 일정은 아직 잡히기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 기간동안 한 도당위원장의 강점인 협상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기재위를 통해 한 의원이 진승호 사장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는 게 자존심이 꺾인 도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이와 관련 한병도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위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보고하고 각별히 챙기로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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