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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결산] (중) 대회 과정 무능한 여가부·조직위, 무관심한 전북도

잼버리 개영부터 폐영까지 수많이 낳은 논란거리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구조, 파행에 치달은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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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인 세계잼버리는 개영부터 폐영까지 수많은 논란을 불렀다. 이 과정의 책임 소재 가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업 예산과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여가부와 조직위는 무능했고, 대회 운영의 미숙함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어야 할 전북도는 침묵을 지켰다.

안전불감증, 안일 행정, 지방행정의 한계 등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대회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처참했던 7일간의 새만금 잼버리 현장

입영식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잼버리 야영장은 지난 폭우로 물웅덩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등 대원들을 받을 준비가 미흡했고, 일부 국가들은 입영을 미뤘다.

폭염으로 행사 시작부터 온열질환자가 잇달았지만, 전자의무기록시스템이 시험 작동 중이어서 정확한 환자 집계가 불가능했다. 의료진과 병상마저 부족해 환자들은 방치되다시피 했다

4만여명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354, 샤워장은 281동 설치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시설물에 대한 청결과 위생상태였다. 여기에 대원들은 들끓는 해충들로 고역을 치러야 했다.

참가자 및 운영요원에게 곰팡이가 핀 구운 달걀이 제공됐고, 푸드 컨테이너 안에는 녹슬거나 일부 곰팡이가 발견됐다. 영내에서 단독으로 편의점을 운영했던 GS25는 바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폭염 대책 시설로 설치된 덩굴터널은 생육이 고르지 못해 크고 작은 구멍이 생겨 햇빛에 노출됐다. 이와 같은 비판 보도가 잇따르자 조직위는 취재 허용장소였던 델타(대원과 관광객 취재진이 다 같이 방문할 수 있는 곳) 구역에 대한 언론 통제를 시도했다.

결국 미흡한 사전 준비와 열악한 시설 때문에 결국 영국과 미국, 싱가포르가 지난 5일 조기 퇴소를 결정했다.

태풍 '카눈' 북상을 이유로 8일에는 새만금 잼버리가 사실상 종료됐다. 참가자들은 서울과 경기, 전북 등 8개 시도로 뿔뿔이 흩어져 총체적 부실 운영이라는 오명 속에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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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총사업비 내역/사진제공=잼버리 조직위

1000억 원이 넘는 혈세 어디 쓰였나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사업비는 1171억 원에 달한다. 3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으로 2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전체 예산 중 870억 원이 조직위 운영비·사업비로 사용됐다. 전북도는 265억 원, 부안군 36억 원을 집행했다.

조직위 사업인 야영장과 화장실, 샤워장, 급수대 등 상부 시설에는 119억원만 집행되는 데 그쳤다. 행사장 방역 및 해충 기피제 구비는 7억 6000만원이다.

예견된 폭염을 대비한 물품 구입(소금·물)에 2억원이 투입됐다. 대원들에게 가장 절실했던 단위대 그늘막에는 5억 4000만원에 불과하다.

전북도 사업인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등 기반 시설 조성에는 205억 원이 투입됐다.

현장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시설비와 필수 기반 시설 조성비를 더해도 조직위 운영비·사업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1000억원이 넘는 거액의 혈세가 적재적소에 집행되지 않으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는 불 보듯 뻔한 결과다.

 

결국 잼버리 파행은 구조적 원인

예산 문제를 떠나 처음부터 새만금 잼버리가 성공할 수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가 대두된다.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이 있다 보니 컨트롤 타워는 부재했고, 누가 나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주무 부처인 여가부는 여러 차례의 경고와 눈앞에 닥친 현실을 보고도 '문제없다.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만 내비쳤다.

잼버리 파행 관련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한 반면 잼버리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조직위는 여가부 눈치만 보며 부실한 준비 상황에 대한 지적엔 '불편을 감내하는 것이 스카우트 정신'이라며 당치도 않은 핑계만 댔다.

전북도는 '모든 권한이 여가부와 조직위에 있다. 우리가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무심한 말만 반복하고 있다.

서로에게 책임을 물을 뿐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시스템 때문에, 세계잼버리는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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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무능력 #무관심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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