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용역만 믿고 현장 확인 안 해
'탁상행정, 예산낭비' 비난 일어
부안군이 지난해 부안시외버스터미널 사거리 인근 교차로에 설치한 감응형 교통신호등이 1년 넘게 먹통, 예산낭비 비판을 받고 있다.
부안군은 감응형 교통신호체계 도입을 위해 5400만 원을 투입, 교통전문기관의 모의실험(시뮬레이션)과 결과물 납품이후 수차례 반복 검토 후 신호체계를 설치했다고 하지만, “현장 교통 여건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시뮬레이션만 믿고 예산을 집행했다”는 지적이다.
8일 부안읍 주민 A씨(54·부안읍 봉덕리)는 “부안군이 지난해 부안터미널 신축에 발맞춰 설치한 터미널 인근 교차로 교통신호등이 1년 넘게 먹통이다”며 “군민 세금을 이처럼 무책임하게 써도 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북일보 취재 결과, 부안군은 지난해 상반기 부안터미널 신축에 발맞춰 시외버스의 원활한 터미널 출입과 교통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총예산 6억 3000여만 원을 투입, 터미널 출입구 변경 및 번영로 확포장, 교통신호 설치 공사를 했다.
부안터미널 출입구를 전면의 ‘석정로’에서 측면의 ‘번영로’ 새만금빌딩사거리로 바꾸면서 이곳에 감응신호등을 설치하고, 약 80m 떨어진 터미널사거리 신호체계와 연동시킨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가동된 이 교통시스템은 감응신호등으로, 자동차가 신호등 앞에 정지하면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좌회전 신호를 표시해 준다.
부안군이 ‘터미널 인근 교차로 교통신호 개선공사’를 위해 제작한 시뮬레이션을 보면 새만금빌딩사거리 번영로에 설치된 감응신호등이 좌회전 신호로 바뀌면, 이에 연동된 터미널사거리 신호등이 3~4초 후 직·좌회전 신호로 바뀌면서 시외버스가 석정로 부안읍사무소 방면으로 진행하는 등 2개 교차로를 원활하게 통과한다. 모든 차량이 막힘없이 진행했다.
하지만 현실은 시뮬레이션과 달랐다. 지난해 감응신호등 교통체계가 가동되자 터미널사거리 일대에 엄청난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부안군은 새만금빌딩사거리에 설치한 감응신호등 가동을 곧바로 중지했다. 이후 1년 넘게 감응신호등이 설치된 새만금빌딩사거리 4개 방향 신호등은 점멸등이 됐다.
이와 관련, 부안군 관계자는 “감응 신호등을 설치하기 전에 교통전문기관에 의뢰해 넘겨받은 모의실험(시뮬레이션) 결과에서는 새만금사거리 감응신호와 터미널사거리 신호 연동이 되니까 모든 자동차 흐름이 원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실제로 작동해 보니 터미널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과 출퇴근 러시아워 상황 때문에 터미널사거리 일대 교통 혼잡이 심각했다. 이 때문에 감응신호등을 끄고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씨는 “부안군 공무원이 현장에 단 한번이라도 가봤는지조차 의문스럽다”며 “부안군이 제작했다는 모의실험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주민 B씨는 “이는 처음에 잘못된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터미널 후문에서 빠져나온 시외버스 노선을 새만금빌딩 쪽이 아닌 최근 신축한 복합커뮤니티센터 쪽 방향으로 변경했어야 했다. 석정로에서 좌회전하도록 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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