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준 개인전 '검은산수' 5월1일부터 31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한달 간 관객들 만나
세로 130cm 가로 130cm짜리 캔버스에 먹색 물감을 흠뻑 묻힌 붓질의 결이 꿈틀댄다.
마치 색의 번짐과 같은 자연법칙에 의해 나타난 조형효과가 돋보이는데, 어딘지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다.
시각에 따라 캔버스에서 무언가 흘러내리는 것 같기도, 정확한 틀에 맞춰 그려낸 드로잉 작품 같기도 하다.
화가 양규준이 구현한 작품 '검은 산수 2414'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화면에서 채움과 비움, 존재와 비존재, 아무것도 없는 듯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이중효과로 도출된다.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리는 양규준 검은산수 개인전은 작가가 작품 과정에서 인위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연적 물의 흘러내림, 색의 번짐 같은 자연법칙에 의한 1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번짐 등의 방식을 통해 삶과 주변 자연환경, 작업과의 관계성을 비유적으로 보여줘 예술 본연의 심미성과 가치를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언뜻 인간 내면의 고독한 감정과 절망감을 현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자연의 질서와 그 속에 깃든 사색의 세계로 작품 속 의미를 귀결시켜 작가의 견고한 예술세계를 펼쳐낸다.
양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물길의 번짐 흔적은 내 그림의 핵심 요소"라며 "마른 자국을 일부 깎고 닦아낼 때 반복적 붓질 행위는 내게 여러 상념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검은 산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삶을 성찰해보고, 자연 속에서 사람의 길을 찾는 사색의 공간을 갖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순창군 적성면에서 태어난 작가는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화가로서의 꿈을 위해 중앙대 미술학부 및 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이후 선화예술고에서 13년 동안 후학 양성에 힘썼으며, 개인전도 열어 자신만의 창작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1997년 돌연 뉴질랜드로 떠났으며 2012년 귀국해 '검은 산수' 작업을 꾸준히 발표했다.
한동안 뉴질랜드와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진행했고 2년 전부터 한국에 기거하며 자신이 원하는 작업 환경을 찾아 나섰다.
그림과 삶이 일치하길 원했던 작가는 올해 1월 무주 안성 칠연계곡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에 정착해 자연을 벗 삼아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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