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자(憑藉)
의지할 빙(憑), 핑계할 자(藉)
남의 힘을 빌려 의지하고 핑계를 댐
각 재벌(財閥)들이 기업재산의 사회환원(社會還元)을 빙자(憑藉)하여 경쟁적으로 설립한 각종 재단(財團)은 탈세(脫稅)의 온상(溫床)이 되었고, 재벌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또다른 투자(投資)라는 비난(非難)이 적지 않다. 재단 설립을 통한 사회환원도 좋지만 현금을 출연(出捐)하는 일이 더 요구된다 하겠다.
'빙(憑)'에는 '의지하다'와 '증거'의 의미가 있다. 믿고 의거한다는 신빙(信憑)과 공사(公事)를 빙자하여 사리(私利)를 도모한다는 빙공영사(憑公營私)에서는 '의지하다'는 의미이고, 증거가 되거나 증거로 삼는 근거인 증빙(證憑), 사실의 증명이 될만한 근거인 빙거(憑據)에서는 '증거'의 의미이다.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어 떠들썩함을 자자(藉藉)라 하고, 마구 흩어져 있어 어지러움을 낭자(狼藉)라 하며, 술상에 놓인 그릇이나 그 안에 담긴 음식이 어지럽게 흩어짐을 배반낭자(杯盤狼藉)라 한다. 그리고 재산이나 생명·신체·명예 따위를 침해하였을 때 그 정신적 고통과 손해에 대하여 지불하는 배상금을 위자료(慰藉料)라 하는데 '위로할 위(慰)', '위로할 자(藉)', '삯 료(料)'를 쓴다. 풀 초( )대신 대나무 죽(竹)이 쓰인 '籍'은 '문서 적' '호적 적'이다.
함부로 적을 도와주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의미로 이사(李斯)가 인용한 속담에 [자구병이재도량자야(藉寇兵而齎盜者也)]가 있다. 적에게 무기를 빌려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보내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여기에서의 '자(藉)'는 '빌려주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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