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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돌마을 겨울학교, 깨달음 얻는 낯선 체험

‘탁! 탁! 탁!’

 

정적을 가르는 죽비소리와 함께 일제히 발우공양이 시작됐다. 공양시간에는 소리를 내서는 안된다는 스님의 주의가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달그락거리는 소음과 함께 간간히 두런거림도 들려온다. 어린이들에게 발우공양은 낯선 체험이다. 승방에 모인 서른다섯명의 어린이들은 한시간여동안의 ‘힘든 밥먹기’를 통해 음식을 먹는 하나의 과정에서도 이웃과 자연을 함께 생각해야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남원시 산내면 선돌마을 실상사(주지 도법스님)가 모처럼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생기가 넘친다. 지난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1회 지리산 선돌마을 어린이 겨울학교.

 

실상사 대안학교 준비팀이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공감하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열린학교를 준비하고 도시어린이들을 초청했다. 어린이들에게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너른 들판이 있는 열린 공간을 선사하고 이들이 마음껏 자연을 체험하며 누릴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선돌마을 겨울학교에는 35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서울과 부산 인천 성남 대구 청주 전주 남원 등 전국각지에서 어린이들이 찾아왔다.

 

16일 오후 4시 선돌마을 겨울학교 입소식을 시작으로 ‘시한부 열린학교’가 개교했다. 이들의 첫 작업은 서로에 대해 알기. 8∼9명으로 모둠을 나눠 얼굴익히기에 들어간 어린이들은 금새 낯을 익히고 친구가 됐다.

 

오는 21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열리는 선돌마을 겨울학교는 모든 프로그램이 공동체활동을 기본으로 한 모둠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연체험과 문화체험 등을 통한 심성과 감성개발, 그리고 주변의 모든 생명체와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생의 삶을 체험하게 하기위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열린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든지 어린이들 스스로 결정하는데 있다. 모든 과정활동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를 활용한 놀이과정까지 어린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꾸려간다. 대나무살을 깍고 한지를 준비하고 얼레를 만들어 연으로 완성해 들판에 나가 날려보기까지의 과정이나, 송판을 구해 못질을 하고 철심을 박아 썰매를 만든다거나 새끼줄을 꼬아 나무에 옷을 입히는 활동 등도 스스로 선택해 참여한다.

 

18일에는 지리산 주변의 문화재 답사에 나섰다. 경남 마천의 벽숭사, 남원의 광한루원과 만복사터, 운봉 비전마을과 황산대첩비 등이 매서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돌아본 문화재들이다.

 

도법스님은 “아이들에게 주변의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넉넉한 가슴과 열린 눈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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