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3.1절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제각각 다르겠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라가 기념하는 휴일일 것이다. 결국 인식 자체는 휴일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일본을 생각하고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 그 시대에 수난당했던 선조들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슴아파하고 울분을 참지못해 분통을 터트리고 비분강개한다.
역사의 부침속에서 우리는 안목이 부족한 관계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말도 안되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현대에도 서양문물에 대한 사대주의, 또는 흠모주의자들이 많으며 또는 일본인들이 우리에게 저질러 놓은 만행을 그대로 감수하고 있는 모습도 많은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문화에 대한 이해내지는 역사와 문화재 문제이다.
미국인들은 역서가 오래지 않아서인지 할아버지의 작은 물건도 아낄줄 알고 자랑스러워하며 소중하게 간직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랜 역사속에서 훌륭한 문화와 문물이 허다하게 많아서 인지 어지간한 것은 그냥 치부해버린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 우리문화재들이 불교문화재가 많아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꺼려할 수 있으며, 둘째는 그동안의 배고픔 때문에 문화재나 국민들의 정서보다는 경제성장이 우선일 수 있었다. 셋째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며, 넷째는 문화재관리국과 국민이 무식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교육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것은 교육을 통한 문화국민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는 그 나라를 지탱하는 힘이며, 자랑거리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도 한다. 문화재사업은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시행해야 할 일이다.
문화재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도 바꿔야 한다. 문화재는 단순히 미술사적으로나 어느시대 어떤 형식의 건축이나 조각으로 교육되어지고 이해되었던 것을 이제는 그 시대의 정신과 선조들의 염원으로 느껴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은 우리보다 문화재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해폭이 넓다. 그러다보니 일제시대에 그 많은 국보급 문화재가 수탈당했으며, 각종 보물들이 일본인의 정원으로 옮겨진채 쓸쓸히 지내고 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유물들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홀대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시대다. 특히 아팠던 역사를 통한 첫 국경일을 맞아 들판에 홀로 서 있는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자책감일까.
/수진스님(전북불교회관 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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