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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자연이 함께 숨쉰다] 석산개발

도내에서 지역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슈중의 하나가 석산개발이다. 여느지역에 비해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매장량도 풍부, 석산개발 허가가 쏟아지면서 주민불편과 환경파괴를 둘러싸고 잦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발파과정에서 나오는 굉음과 부유먼지는 현장주변 주민들의 생존권 침해와 환경을 파괴시켜 주요 환경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특히 석산개발후 복구를 제대로 하지 않은채 방치, 주변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이에대한 신중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장수군 번암면 논곡리 성암마을은 토석채취에 따른 환경파괴의 물의를 빚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장수읍에서도 버스로 30분 이상 걸리는 산간 오지인 이곳은 50여가군 90여명이 살고 있으나 지난 97년 4월 모업체가 마을앞 산의 토석채취를 시작하면서 수려했던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되었다.

 

지난달 말 방문한 장수 번암면 논곡리 소재의 토석채취현장은 공사가 일시 중단된데다 주변이 정리되어 일반적인 토석채취현장과는 달리 말끔해 보였다. 그러나 공사장 언저리의 하천과 산은 토석채취로 인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그동안 석산개발로 인한 피해가 어느정도였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사정없이 베이고 깎인 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찔할 정도로 가파르게 형성되어 있었다. 채취후의 복구를 고려하지 않은채 마구잡이식으로 파헤쳐져 수직상태인 절개벽면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우려마저 낳고 있었다. 파쇄된 골재등을 임시 보관하고 있는 야적장은 너무나 많은 양의 골재가 쌓여 인근 하천으로 자꾸만 흘러 유입됐다. 계곡물이 흐르던 하천은 흘러내린 골재등으로 절반정도가 묻혀버렸고 하천의 일부가 매립되어 아예 도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공사현장에서 성암마을 방면으로 향하는 군도에는 토석채취과정에서 나온 작은 돌가루(석분)가 길게 뿌려져 있어 차량이 지나갈때마다 먼지가 뿌옇게 일어났다. 군도로 지정된후 예산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돼 아직 포장이 덜 된 상태라서 얼핏 석분이 뿌려진 덕분에 깔끔하고 자동차의 도로주행에도 좋아 보였다. 그러나 사정은 정반대였다.

 

마을주민들은 “돌을 부수는 과정에서 남은 것을 처분할 장소를 찾지 못해 길에 뿌려 놓은 것”이라면서 “돌가루라서 비만 오면 빗물을 따라 하천으로 그대로 씻겨져 들어온다”고 말했다. 돌가루가 유입된 하천은 오염되어 이제는 하천에서 물고기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한때는 장어가 올라오기도 했으며 최근까지만해도 수달이 눈에 띌 정도로 깨끗했던 하천이 이제는 피라미조차 살 수 없는 ‘죽은 하천’으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여름한철에 하천 한쪽을 막아 놓고 물고기를 잡기 시작하면 1시간만에 한바가지 정도는 거뜬히 잡아올렸던 하천에 물고기를 찾아 볼 수 없게 됐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석분이 하천에 흘러들면서 이 지경이 됐습니다.”

 

골재를 파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석분 먼지는 공사발파 진동과 더불어 주변 수㎞내의 주민과 산림및 농작물에 피해를 안겨주었다.

 

이 마을 김의광씨(44)는 “마을이 현장에서 1㎞이상 떨어져 있지만 발파할때는 돌가루가 날려 5m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아침에는 수증기와 함께 공중에 떠다녀 마을전체가 뿌옇게 변한다”고 설명했다.

 

석분진이 내린 후의 주변 산은 서리라도 내린 것처럼 온통 하얗게 변한다. 약초라도 캐기 위해 산에 올라가면 돌가루 봉변을 당하기 일

 

쑤다. 한참동안 산속 이곳저곳을 뒤지고 나서 산을 내려올때에는 숲속에 내려 앉았던 돌가루를 온통 뒤집어 쓰고 나올 정도다.

 

물론 돌가루의 피해를 입은 농작물과 산림은 제대로 성장할리가 없다. 주민들은 3년전부터 농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항변한다. 공중을 떠다니는 석분진등의 부유먼지로 인해 이 공기를 마시는 주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석산현장에서 발생한 폐윤활유와 석분등이 인근 농지에 몰래 매립하다 적발된 과거사례를 떠올리며 석산개발로 자연이 파괴되가는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군산시 나포면 서포리 신성마을(가루개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석산개발로 인한 소음과 분진으로 시달리면서 생존권과 환경파괴를 호소하고 있다. 13가구 50명의 주민들은 채석장에서 발파진동으로 집이 균열이 가고 기왓장이 빠지는가 하면 분진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어 소송을 내기도 했다.

 

97년부터 시작된 서포리의 개발현장은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군산으로 진입하는 관문에 위치, 대규모 절개지에 따라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어 군산시가 복구차원에서 1년간 공사를 연장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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