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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슬픈 일에, 기쁜 일에 나무를 심어요

‘슬픈 일에, 기쁜 일에 나무를 심어요.’ 이것은 나의 은사이며 ‘학교 어머니’이신 장원선생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다. 며칠전 친구와 지난달 별세하신 그분을 기억하며 나무를 심으러 갔다.

 

평생 독신으로 사신 어머니는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셨고 그들 모두가 자신이 사랑받은 딸이라고 믿을 정도로 아낌없이 우리들을 사랑하셨다. 우리들의 자녀들 조차도 그분을 ‘학교할머니’라며 따랐다. 일생을 무소유로 행복하고 즐겁고 감사하면서 드러나지 않게 사신분, 그 분의 학생살리기는 지극히 평범하다. 아무때나 만나주시고 늘 반가워하시고 마실 것이나 먹을 것을 주셨다.

 

그 분을 기억할때 두가지 사실을 꼭 알리고 싶다. ‘기본이 되어야 한다.’ ‘원칙을 지켜라.’

 

기본의 문제는 모든 것에 그 이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 하셨다. 우리는 운동화끈을 매는 법에서부터 다시 지도받았다. 그리고 그 분의 친절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다.

 

“‘빽’과 재력, 그리고 재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안해도 된다. 친절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그것은 반드시 누구나 해야하는 것이다.”

 

친절은 사람들 낱낱의 삶속의 기조요, 기본이라고.

 

원칙의 문제에서 그 분은 사욕을 채우거나 사적관계로 불합리한 부탁을 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보청기를 낀 학생을 위해서는 동료교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시며 부탁드렸다. 한 삶을 위해 중요하다고 믿으면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하시어 다른 사람의 실존을 위해 자신을 낮추기를 주저하지 않으셨다. 권위와 힘이 지배하는 세상과 달리 탄력적이고 부드러운 생명의 원리가 그 분의 학생지도의 바탕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소중한 생명의 인간살리기였다. 그런 그분께서는 학생들과 함께 늘 나무를 심으셨다.

 

올봄에는 ‘살림’의 나무를 심자. 입학, 졸업, 취업, 승진, 혼인, 출산기념으로, 군입대한 아들을 기리며, 친구를 만난 기념으로, 병이 나아서,… 기쁜 날, 속상한 날, 슬픈 날을 생명으로 살리는 나무를 심자. 우리 여성들이 집안살림을 통해 인간을 살리듯이. 학교어머니는 생태여성주의적 작은 실천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가셨다.

 

/이영숙(한일장신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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