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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전기이야기] 전자화폐

지금과 같은 화폐가 사용되기 전 인류는 물물교환이라는 방식을 이용, 경제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류 공동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화폐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다. 이처럼 화폐의 발달은 그 나라의 산업 발달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느 때부터 오늘날과 같은 개념의 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을까? 최초로 화폐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로, 건원중보라는 정식화폐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여러가지 화폐가 나왔고 조선시대에는 가운데 사각형의 구멍이 뚫려있는 옆전모양의 상평통보가 대표적인 화폐로 꼽히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화폐는 그 형태가 꾸준히 달라지고 있는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화폐 역시 6.25 동란 이후에만도 3차례의 화폐개혁이 있었으며 매번 모양도 바뀌었다. 경제활동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과 같은 화폐는 발행에 필요한 경비가 엄청나게 소요될 뿐만 아니라 오랜 사용으로 마모된 헌돈을 새 돈으로 교환하는데 만도 연간 수 백억원의 경비가 지출되고 있다. 특히 분실의 우려 등이 있어 수년전 부터는 돈을 직접 소지하지 않아도 되는 신용카드의 사용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탈세를 방지하기 위하여 카드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카드는 분실하거나 도난을 당할 경우,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가맹점에서 전산망을 통해 은행계좌의 잔액이나 거래정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신용카드 사용을 기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요즘 전자상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신용카드와 비슷한, 하지만 상당히 새로운 개념의 전자화폐가 등장하여 관심을 끌고 있다. 신용카드나 버스카드와 같이 지불하는 방식은 똑같지만 전자화폐는 돈이 다 떨어지면 근처 금융기관이나 현금자동입출기에서 다시 충전하여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충전한 금액을 다 사용하면 다시 충전을 하거나 여러 장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와는 또 다른 방식의 전자화폐는 인터넷 상에서만 사용되는 무형의 전자화폐다. 이것은 인터넷에서 음악을 다운 받거나 영화를 관람하기 위한 소액의 화폐라 할 수 있다. 요즘 시중에서는 5천원∼2만원권의 플라스틱 형태의 전자코인카드가 판매되고 있는데 이것을 구입한 뒤 동전 등으로 즉석복권처럼 긁어주면 카드 번호가 나오며 이 번호를 인터넷 상점에 입력,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였다. 그러다보니 청소년의 경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 인터넷 전자카드는 직접 구입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사용할 수 있고, 카드에 적힌 번호만으로 모든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되어 개인정보 노출의 피해도 막을 수 있다.

 

인터넷 시대에는 지갑의 두께로 자신의 부를 은근히 과시했던 종전의 풍경은 볼 수 없게 될 것 같다. 또 땀흘려 어렵게 번돈을 손에 쥐어 보며 느끼는 가슴 뿌듯한 감동도 맛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전자화폐의 출현은 경제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 줄 것이다. 다만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활성화가 우선된다는 조건 하에서이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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