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르 (일본/1999/미이케 다카시/115분)
영화촬영일로부터 2년, 홍콩 귀속일부터 1년, 수입 심의 불가판정으로부터 1년. 그후에나 만날 수 있었던 영화 ‘해피 투게더’가 알몸(?)으로 영화제를 찾았다.
‘해피 투게더’의 메이킹 필름. 이전에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편집된 장면들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다.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왕가위 특유의 영화음악과 함께 되살아나고 촬영장에서 왕가위의 모습을 보는 것은 왕가위매니아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재미.
◇-원피스 프로젝트 (일본/1999/야구치 시노부·스즈키 다쿠지/75)
‘5분10초-작품당 평균 상영시간’.
열 네편의 조각들이 하나로 묶어진 영화 ‘원피스 프로젝트’.
67년생 동갑내기 야구치 시노부와 스즈키 다쿠지 두 감독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 편집이 없는 원 씬 원 쇼트라는 제한적인 조건을 오히려(?) 젊은 감각의 재미와 재치로 반전시킨 작품.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만을 모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상의 유머로 관객을 포복절도 시킨다. ‘원피스∼’에 힘입어 일본에서는 ‘원피스영화제’가 열리기도.
◇-80년대 갤러리(프랑스·벨기에/1986/샹탈 애커만/96분)
일관되게 여성을 주논객을 삼는 샹탈 애커만. ‘80년대 갤러리’는 애커만의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 예기치못한(?) 뮤지컬이라는 점에 애커만의 유머까지 더 해졌다면 놓치기 어려운 영화.
헤어살롱에서 일하는 세명의 젊은 아가씨가 이웃해있는 옷가게 주인의 아들을 동시에 사랑하는 이야기를 토대로 80년대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과거에서 온 도시들-시에나, 부르게(포르투칼/1992·1995/7분·11분), 항해(포르투칼/1998/10분/크리스티앙 부스타니)
회화의 세계를 그린 ‘Faces’(86), 화가의 강박관념을 그린 ‘Sketch’(88) 등 비디오와 회화를 연결시키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온 크리스티앙 부스타니의 세 작품이 한자리에 묶어졌다.
‘부르게’에서는 역시나 중세의 그 도시를 그리고자 했던 화가를 등장시키고 있다. 서구의 근대사를 디지털 이미지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그의 작업은 첨단기술이 헐리우드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몰로흐
(러시아·독일/1999/알렉산더 소쿠로프/103분)
99년 칸느영화제 최우수각본상 수상과 함께 히틀러를 인간적으로 그려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던 작품.
막대한 희생 요구를 상징하는 ‘몰로흐’는 히틀러와 충복들, 또 지도자에 과감히 맞서는 애인 에바에 얽힌 이야기. 인간의 개인적이고 내밀한 영혼을 기록하려는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시선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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