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의 입을 차례로 줌-인해가며 여러 장을 찍어냈다. 이번에는 여러 장의 사진 가운데 줌-인 되어진 셀룰로이드 필름을 확대경으로 계속해서 확대해 간다. 물론 스핑크스의 입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줌-인 되어진 정도에 따라 셀룰로이드 필름은 화질에서 차이를 보인다”.
전주영화제 특별기획으로 마련된 ‘전주국제영화제 심포지엄’에 특강을 하기 위해 참석한 피터 윌렌씨(UCLA)가 최근 파리에서 가진 자신의 전시회 작품을 설명한다.
그는 셀룰로이드 필름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고 아울러 디지털의 가능성을 암시하려 했던 것이다.
‘digital’
digital:a. 손가락(모양)의;손가락이 있는;전자(녹음 등)디지털 방식의.
그러나 사전적 의미를 떠나 현대사회에서 디지털이라 함은 디지털혁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구조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영화에서도 디지털의 파고(波高)는 높다.
‘대안’을 표방한 전주영화제가 내용으로서의 대안영화를 찾았다면 기술적인 대안으로 찾는 것이 바로 디지털영화.
디지털영화는 기존의 필름대신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고 디지털로 편집·영사하는 영화를 말한다. 현재는 극장의 대부분이 필름용 영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로 촬영한 영화는 일반상영을 위해 필름으로 옮기는 키네코작업을 해야만 한다.
간편한 제작, 저렴한 비용 등 기존의 필름영화와는 제작방식은 물론, 그 배급구조면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가진 디지털영화의 등장은 21세기를 맞은 영화인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어쩌면 유수한 감독들이 속속 ‘디지털 선언’을 하면서 이미 보편화의 길에 이미 나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에 주목한 전주영화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명의 감독에게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를 의뢰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중이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3개월동안의 워크숍을 가져 여섯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1일에는 ‘디지털영화, 그 기술과 문화’라는 주제로 폴 위먼(Napier Univ), 피터 윌렌(UCLA), 파비앙 웨그미스터(UCLA) 등을 초청해 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 역할 등 문화와 디지털 기술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열띤 토론을 가졌다. 오후에는 케이스 스터디-기술세미나가 파비앙 웨그미스터와 박기웅(전주영화제 기술자문), 마에자와 테츠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강조됐다. “디지털 자체가 미디어가 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창조의 폭을 넓혀주는 매체가 될 뿐이다” 그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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