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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에 고개 숙인 용병 타자

시즌 전 한국 프로야구 각종 타격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이던 외국인 타자들이 개막 한달이 지나면서 점차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반면 토종 타자들은 연일 맹타를 터뜨리며 지난 2년간 용병들에게 내줬던 팀 간판 타자 자리를 되찾을 기세다.

 

3일까지 각종 타격 기록에서 용병 타자들이 수위를 달리고 있는 부문은 홈런더비 단 한개.

 

수위타자는 김동주(두산)가 4할대의 불방망이로 1위를 내달렸고 최다안타 부문에는 토종 타자들이 1∼5위를 휩쓸었다.

 

타점 선두도 이병규(LG)가 버티고 있고 우즈(두산)와 퀸란(현대)이 3위와 4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한 정도다.

 

이 때문에 이들 용병들의 초반 강세가 이들의 타격 습성을 미처 간파하지 못한 투수들의 실투 등에서 비롯된 '반짝 장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를 대변하는 것이 홈런선두 퀸란의 부진과 LG에서 4번타자를 치던 데이텀의 퇴출 위기.

 

퀸란은 개막전에서 3개의 홈런을 쏟아냈고 이틀 뒤에도 3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타율이 0.250으로 곤두박질쳤고 최근 6경기 타율이 0.043에 지나지 않는 등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퀸란을 6번타자로 기용하던 김재박감독은 2일 경기에서 7번으로 타순을 하향조정했지만 역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다.

 

4번타자를 맡던 데이텀도 수비 불안에다 방망이가 풀이 죽자 2군행을 지시받았고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미국으로 돌아가 퇴출이 임박했다.

 

시범경기 타격왕 우드(롯데)는 아예 한동안 엔트리에도 끼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 프랑코(삼성)도 타격 2위에 올라 그런대로 분전하고 있지만 명성에 비해서는 그다지 두드러진 활약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런 60개를 친다'던 윌리엄스(현대)도 홈런 5위에 랭크되어 있으나 팀 기여도 등에서 당초 기대에 휠씬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던 한화의 흑백 커플 용병 로마이어와 데이비스도 작년만큼 못해줘 한화가 하위권에 머무는 빌미가 됐다.

 

전문가들은 "용병들의 실력이 국내 선수들에 비해 한 수 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국인 선수 수입 3년째를 맞으면서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이들에게 근접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은 용병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용병들이 올 시즌 개인 타이틀을 몇개나 따낼 지 새로운 관심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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