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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무엇을 남겼나?

-관객동원, 차별화 전략 등 성공적...

 

-전산망 다운, 극장시설 등 기반시설 부족 등 문제

 

-장기적인 안목에서 차근히 준비해야

 

한국영화의 푸른꿈 전주가 보인다.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린 지금, 영상도시 전주의 화두는 ‘푸른꿈’에 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내용과 관객 유치에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시민과 영화팬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며 한국영화의 역사를 이끌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영상산업도시로의 발돋움을 꿈꾸고 있는 전주시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전주시와 조직위가 1주일동안의 영화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백70여편의 영화 상영에 관객점유율은 82%, 모두 12만명이 영화를 관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유료객석은 9만4천여명, 예매율은 평균 80%를 웃돌았으며 영화제 기간동안 야외상영장과 부대행사장을 찾은 관객은 약 21여만명에 이르렀다.

 

처음 열리는 영화제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는 바로 기대 이상으로 몰려든 관객수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영화제와는 특화된 컨셉과 전략이 주효한 덕분이었다. 특히 이번 영화제를 통해 전주의 영화사가 새롭게 조명되었던 점은 큰 수확. 그동안 단절됐던 지역영화사 복원의 의미가 더해지면서 전주의 문화사는 새로운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영화제 기획단계에서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던 ‘또하나의 국제영화제’라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전혀 다른 또하나의 영화제’라는 차별화된 영화제 성격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셈이다.

 

외부적 성과 외에도 좀처럼 문화향유의 기회가 없었던 지역영화팬들에게는 새로운 영화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점도 큰 성과중의 하나였다. 헐리우드 영화에만 익숙해져있던 지역민들에게는 새로운 영화, 영화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고 특히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고 스크린쿼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등 이번 영화제는 지역문화에의 새로운 자극과 바람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워크숍이나 지역영화사, 디지털 삼인삼색 등을 통해 소비가 아닌 생산에 주목한 것이나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은 전주영화제의 방향을 제시하는 기반이 되기에 족했다. 기대 이상의 관객동원과 시민들의 관심, 영화매니아들의 열기가 모아졌던 올해 영화제의 성과는 무엇보다도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점. 전주가 전통문화의 도시로서만이 아니라 현대와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문화영상의 기반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은 영화제가 안겨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그러나 가능성이나 적잖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제는 운영상의 미숙함으로부터 야기된 각종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첫회’가 감수해야할 한계라고는 하지만 그 헛점은 영화제 구석구석에서 돌출됐다.

 

티켓 전산시스템의 차질은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문제점. 영화관람의 가장 기본이 되는 티켓팅의 문제는 첫 영화제를 갖는다는 경험미숙을 감안하더라도 피해가기 어려운 논제였다. 티켓전산망의 대한 충분한 시험가동 등이나 비상대책 수립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작업이 부족했다는 것으로 밖에 설명되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매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주민들의 정서는 이러한 혼란을 가중시켰다. 예매문화의 정착이 새로운 과제로 부각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발생한 이후 티켓 창구를 늘리는 등의 발빠른 조치가 이어지지 못했던 점은 운영 미숙의 아쉬움을 배가시켰다.

 

영화제 일주일동안 특히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객석 점유율은 주최측이나 시민들이 모두 놀라와했던 성과. 그러나 과연 순수한 관객은 얼마나 되었는지를 진지하게 검증해보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잦은 기자회견의 연기나 취소, 상영관의 크고작은 상영시간 지연 등은 대규모 환불사태 등의 사고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부각시켜 보이는 통로(?)였다. 국내외 게스트들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어 ‘자칫 안방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끝내 불식시키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상영관 문제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점. 극장시설을 보완했다고는 하지만 방음시설을 비롯, 상영시설 미비의 부작용은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상영관 지정좌석제도 정착이 극장문화를 새롭게 바꿀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겨주었다는 평가다. 영화제에 대한 범시민적인 참여도 아쉬움이었다. 매년 열리는 국제규모의 문화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특수’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부족으로 지역의 경제적 인프라 구축에 참패했던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본적인 인프라구축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개선해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

 

버스노선 안내도 등 교통문제에 대한 철저한 준비작업이 없었던 점이나 숙박시설의 부족 등 지역적으로 낙후된 기반시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영화동아리와 각 대학 관련학과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쉬웠던 점이나 자원봉사자 교육이 체계적이지 못했던 점도 해결해아갸할 과제로 부각됐다.

 

내용면에서는 차별화된 컨셉에도 불구하고 대안영화와 아시아 독립영화에 대한 주목과 관심이 힌실적으로 얼마나 구체화되었느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특히 한국영화에서의 대안의 실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나 한국단편영화와 독립영화에 대한 배려가 인색했다는 점은 고려해보아야 할 과제다.

 

‘영화에서 대안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정작 영화제 행사에서는 대안적인 성격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이번 영화제는 예상을 뛰어넘는 관객동원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긴 했지만 다음 대회를 치르기 위한 과제들은 쌓여있는 셈이다.

 

/영화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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