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저녁 8시30분 완주군 용진면사무소 회의실. 장구를 든 아주머니들이 하나 둘 모여들더니 어느새 신명난 가락이 흘러나왔다. 인사굿으로 시작한 농악가락이 이내 질굿 양산도 오방진 호호굿으로 이어지며 신명을 더해냈다. 어느새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도 하지만 혹여라도 장단을 놓칠새라 박자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용진면부녀농악단(단장 정성자). 결성된지 3개월여밖에 안된 갓난장이 농악단이지만 열정만큼은 여느 농악단에 뒤지지 않는다. 분주해진 농삿일로 연습을 게을리할만도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뿐인 연습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열정들이 대단하다.
용진면부녀농악단은 색다르다. 용진면내 34개마을 부녀회가 똘똘뭉쳐 만들어졌다. 지난 2월 용진면내 부녀회장들이 농악단을 만들기로 뜻을 모으고 60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가락을 익히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차례 전문강사에게 강습을 받고, 하루도 거르지않고 모여 연습을 해왔다. 이달초부터 농삿일이 바빠지면서 강습을 중단하고, 일주일에 한차례로 모임시간도 줄었지만 농악에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다.
용진부녀농악단에는 40대에서 60대까지의 부녀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낮에는 논으로 밭으로 하우스로 다니며 농삿일을 도맡다가 고단한 몸을 이끌고 농악단으로 모여들지만 오히려 이곳이 하루의 피로를 푸는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성자용진면부녀회장은 농악을 익히면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들도 많아졌지만 가장 큰 성과는 면민화합이라고 소개한다. 용진면의 화합과 발전을 부녀농악단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자랑이다.
또 문화생활이나 취미생활을 향유하기 어려운 농촌지역 여성들에게 삶의 큰 활력이 되고 있다고. 농촌여성들의 에너지를 우리것에 대한 애정으로 모아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용진부녀농악단에도 어려움이 있다. 용진면장을 지낸 소학영군의원과 이승흔면장이 면사무소 회의실을 연습장소로 내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지만 아직까지 화복과 징 북 소고 등 악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매달 회비를 모으고 있지만 강습료 내기에도 빠듯한 형편이란다.
버스가 끊길것을 염려하면서도 장단 맞추느라 여념이 없는 용진부녀농악단의 최종의 목표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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