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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창조에서 전통은 힘이 된다

- 전라한국화제전 20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지금, 국립전주박물관의 기획전시실에 가면 젊은 작가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비전을 만날 수 있다. 전북일보사가 주최한 전라한국화제전 ‘21세기 뉴비전, 젊은 작가 21인의 발언’은 근래 보기 드물게 젊은 작가들의 역량이 제대로 드러나 보이는 전시회다. 전북출신 작가 스물한명이 초대된 이 전시는 한국화 전공자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갈등, 예술적 화두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참신한 세계가 펼쳐진다.

 

전통적 기법에만 안주하거나 복고적인 취향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언어의 개발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가들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언어는 관객들에게 한국화의 가능성과 새로운 세계에의 기대를 함께 안겨주기에 족하다.

 

수묵에 대한 끊임없는 접근과 탐색을 보여주거나, 채색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교류시켜가는 작가들, 획일화된 소재주의로부터 벗어나 재료와 그것들이 가져올 표현력의 극대화에 골몰하고 있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도와 충만한 실험의식을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음은 즐거운 일이다.

 

먹에 대한 쓰임과 예술적 효과를 주목하게 하거나 물과 먹의 만남이 가져올 오묘한 세계를 깨닫게 하거나, 혹은 전통에 대한 힘과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하는 성과는 이번 전시회가 가져온 몫이다.

 

작가마다 2점씩의 작품을 냈지만 진취적이면서도 작가적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은 예외없이 대별된다. 그 기준은 물론 예술적 성취도에 있지만 보다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은 작가적 상상력과 회화적 역량의 힘.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고르게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전북화단의 큰 성과에 다름아니다.

 

초대된 작가는 김란 김승호 임향 류일선 안순금 이성현 박종갑 오송규 김범석 최창봉 황현정 정미현 김서영 이철규 최전숙 김미경 송재명 김경운 전량기 전호균 성민홍씨. 90년대를 넘어서면서 지방의 전시나 공연활동의 양이 서울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아직은 서울 중심의 문화권에 얽매어 있는 것이 실상. 이런 환경에서는 이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역에서 일정한 활동의 틀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미술인들은 이번 기획전이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통로로서도 그 역할이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젊은 작가들의 역량을 주목하고 그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아주는 역할이야말로 지역 미술 활성화의 지름길이라는 제안도 덧붙인다.

 

이번 기획전은 단순히 작품 전시에만 그치지 않고 공개 워크샵과 세미나를 통해 실질적인 창작작업으로서만이 아니라 이론적 준거의 탐색이나 경험에 의한 고민과 갈등을 함께 나누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를 거쳤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자신과 자기작업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고 실험하는 자리인 셈이다. 워크샵에서 털어놓았던 젊은 작가들의 화두는 그래서인지 이 작품들속에서 더욱 명료하게 드러나 있다. 좀처럼 대할 수 없었던 젊은 의식의 다양한 수작들은 관심의 대상. 이 전시회는 2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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