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성공이나 제 인기가 요즘은 오히려 부담스럽습니다. '허준'이란 인물을 시청자들에게 깊이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제 이미지가 그 캐릭터로 굳어질 수 있으니까요" 최근 '허준 신드롬'이란 사회적 현상까지 불러일으킨 MBC 특별기획드라마 「허준」에 주인공인 '허준'역을 맡아 출연 중인 탤런트 전광렬씨는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사극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까지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며 전통한의학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허준'이라는 배역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을 생각하는 의술에 대한 그의 고집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쇄도하는 CF와 드라마ㆍ영화 출연 제의로 행복한 비명을 지를 법도 하지만 전광렬은 이미 '「허준」이후'를 고민 중이다.
"사실 요즘은 「허준」이 끝난 이후 연기자로서 어떤 변신을 해야할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지난 9개월간의 촬영으로 몸이 무척 피곤한데도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새로운 역할을 맡더라도 지금만큼 많은 사람들이 제 연기를 호평해주실지 불안하거든요" 그는 그래서 「허준」의 촬영이 끝나면 일단 그동안 떨어져있던 부인과 아들 등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기독교 신자이면서도 평소 관심이 있었던 인도철학을 직접 접해보기 위해 한 달가량 인도로 가 혼자 갠지스 강 등을 돌아보며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여행도 계획 중이다.
'허준'이 보여주는 악착스러움, 집념, 끈기 같은 캐릭터에 관해 그는 "거의 10여년에 이르는 무명시절 겪었던 배고픔과 서러움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성격의 일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종합병원」에서 의사역을 맡기도 해 양의와 한의를 모두 거쳐본 그는 명의 '허준'을 연기하는 동안 침을 몇 번 맞은 것 외에는 한약 한 첩 먹은 일이 없다고 한다.
배우로서 앤소니 홉킨스를 좋아하며 앞으로는 멜로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그는 요즘 15편 정도의 시나리오를 놓고 영화 출연 여부를 고민중이다.
'허준'을 연기하는 동안 예수를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과 연기를 다듬어 왔다는 그는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아픈 사람의 입장에서 병자를 긍휼히 생각하고 물질적 대가를 떠나 의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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