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성악 주춧돌 놓은 스승의 삶에 제자들이 보내는 감사의 노래
“내 나이 이제 칠십. 한평생을 성악과 제자들을 가르치며 살았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난 단지 ‘바리톤 이정태’로 남아 있을 뿐이다”.
고희(古稀).
칠십평생을 한 길로 걸어온 스승을 기리는 제자들의 뜻깊은 무대가 마련된다.
‘바리톤 이정태 선생 고희 축하 가곡의 밤’.
40여년의 교직생활과 75년도 전북성악회(회장 이정태)를 창립해 25년동안 중심에 서 이끌어온 이씨의 칠순을 기념해 제자들이 마련한 음악회가 23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는 척박하기만 했던 60∼70년대, 지역음악계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개인발표회와 전북성악회 등을 이끌면서 지역음악계의 온기를 불어넣었던 그에게 지역음악계가 올리는 축하와 경의의 무대나 다름없다.
‘음악은 즐거운 고생’이라며 때론 제자들을 호되게 가르치고, 교단에서는 젊은 학생들에게는 음악의 멋스러움을 몸으로 들려줬던 바리톤 이정태씨.
한벽루 옆 철길과 굴속에서, 때론 다가산 산중턱에서 제자들과 함께 스스로를 연마하고 제자들을 가르쳤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이미 제자들은 지역음악계의 단단한 허리로 성장해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전주북중과 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음대에 입학했으나 6.25사변으로 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사변후 한양대를 졸업했다. 56년 고창여고에서 처음 교편을 잡은 이후 56년에 첫 독창회를 가졌으며 고창여고, 성심여고, 전주고 등 40여년의 교직생활동안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고 그들중에는 한국 성악계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적지 않다.
가슴속에 항상 간직해둔 음악회 가운데 92년 제자들이 스승의 날을 기념해 열었던 ‘보은 음악회’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그는 이제 이번 공연으로 또하나의 음악회가 내 삶의 가장 큰 보라과 따뜻함으로 자리잡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전북성악회를 통해 젊은 신인들을 길러내고 이들의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등 앞으로 쉼없이 지역음악계를 위해 뒷바라지 하겠다”는 이씨에게 성악은 여전히 삶의 한 중심.
이번 그의 고희 기념 음악회에서는 소프라노 신정숙(전주대 교수), 송광선(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임옥경(전주대 출강), 이은희(전북대 음대 교수), 장인숙(전주교대 출강), 김종호 조덕성(혜천대학 교수) 김영진(수원대 출강), 임종우(전북대 출강)씨 등 성악무대를 빛내고 있는 제자들이 모두 모여 스승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고희를 축하한다.
‘바리톤 이정태로 남고 싶다’는 그의 오랜 다짐은 이날 무대에서도 그대로 담아진다. 객석만 지키는 일은 그와는 무관한 일. 그는 1부 끝 순서에 ‘신고산타령’과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로 원로 바리톤 솔로의 열정을 담아낸다. 이미 지난 4월 전북성악회 25주년 기념공연에서도 여전히 건재한 목소리를 들려줬던 그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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