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는 종교, 시작은 신앙이다’
- 시조와 자유시 1백24편, 삶의 흔적 종교적 색채로 촘촘히 엮어
이기반시인만큼 시창작에 바지런한 시인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끊임없이 창작하고 발표하는 그의 문학적 삶을 보면 그의 시란 일상생활의 촘촘한 흔적에 다름아닌 체험의 결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그 자신도 ‘시를 종교로, 시작을 신앙으로 산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시가 그의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겠다.
최근에 나온 시집 ‘학이여, 날아라’는 자그만치 스물두번째 시집이다. 자유시와 정형시를 넘나드는 그의 열정은 이번 시집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조 1백14편에 자유시 10편. 형식의 얽매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조들은 참으로 다양한 체험의 주제들로 뒤를 잇는다. 자연에 대한 관조, 종교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신앙시, 그리고 백두산 기행시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슴으로부터 차오르는 시상을 소중히 보듬어낸 시인의 의욕이 더욱 새롭다.
‘청산을 가로질러 먹무름 헤치더니 눈부신 일월타고 봉우리 오르다가 솔바람 그늘에서 우는 학이여, 날아라. 목느려 기다리다 날개를 파닥이던 외 마디 울음일랑 솔가지에 걸어두고 태풍이 몰아치는 밤이어도 태풍이 몰아치는 밤이어도 별빛 보고 날아라-학이여,날아라’
대부분이 짧은시들인 근작들을 통해 시인은 언어의 현란함과 난해한 시가 쏟아지는 시적 환경에 문득 편안하게 음미하는 시들을 던져놓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까.
전북시단을 지켜온 원로시인의 창작 열정만으로도 후배들에게는 창작을 부추기는 의욕을 전할 수 있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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