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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 ‘성희롱도 남녀차별이다’

지난 94년 S대학 조교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당시까지도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성희롱’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의 의식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그 당시 그 사건을 두고 ‘생식기를 건드린 것도 아닌데 별 것 다 가지고 난리’라며 비아냥거리는 이들이 많았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성희롱, 특히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개념이 지난해 남녀고용평등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되었고, 남녀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 성희롱도 명백히 남녀차별임을 규정함으로써 성희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강화했다.

 

법에 성희롱 개념이 명시된 이후 성희롱 사건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전부터 수많은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성희롱은 피해자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인데 이는 곧 피해자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지 않는 것이다.

 

직장내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사용자나 동료가 있을 경우 과연 그곳에서 일할 의욕이 날까? 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들의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돼 그 상황에서 벗어날 고민을 하다가 정신적 스트레스만 받고 그래도 참거나 아니면 퇴사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이러한 고민에 휩싸여 있는데도 정작 성적언동을 했던 당사자들은 그것을 친밀감의 표현이라던가, 사무실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한 것이며, 따라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가부장적 전통문화가 이처럼 남성은 공격적이고 여성은 수동적이며 내성적이라는 고정관념속에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태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성희롱 피해자는 비단 여성만이 아니다.

 

직장의 여상사, 동성애자인 상사로부터 성적요구를 받거나 많은 여직원 사이에 근무하는 남성들도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엄연히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다.

 

 법적으로 직장내에서의 성희롱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가 있을 경우 사용자는 그에 대한 적정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내에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노동부나 여성특별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다.

 

피해자 역시 상대의 성적언동에 대해 명확히 거부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이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행위자들의 의식변화다. 성적 언동을 하기에 앞서 ‘과연 내가 취하려고 하는 이 행동을 누군가가 내 아내, 동생, 딸에게 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 대해서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하지 않을까.

 

/구남숙(전주가정법률상담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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