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에 울리는 예술인들의 작은 문화운동
-시민들을 직접 찾아나선 민간 예술단체들
-경기전, 객사, 소극장 등 활동 ‘눈에 띠네’
문화가 멀리 있지 않다.
올해 도내 문화계가 지역주민들과 한층 가깝게 다가섰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이벤트나 지역축제가 대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이 중심이된 이들 단체의 활동은 시민들에게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왔다.
도립국악원이나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전주의 시립예술단의 상설공연과 정기발표무대가 예년과 같이 꾸준히 올려졌고, 특히 민간 예술단체들이 의욕적으로 꾸린 상설공연은 시민들을 문화의 향기로 취하게 만들었다.
발벗고 시민들을 직접 찾아 나선 단체와 민간문화공간은 대여섯개 단체.
3년여전부터 상설공연을 열어온 놀이패 우리마당과 강령탈춤 전승회를 주축으로한 젊은 문화모임, 노래운동패인 그룹 소나무 등이 경기전과 객사 등에서 주말 상설공연을 열었다. 민간문화공간이 중심이된 상설공연으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바리톤소극장의 ‘작은 음악회-즐거운 음악세상’, 한솔문화공간의 인형극 상설공연, 영화마당 등도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외에도 무대공연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임실필봉농악 보존회가 여름내내 임실조각공원에서 두달동안 주말마다 공연을 열기도 했다. 순수 민간단체의 성격은 아니지만 올해 전주영화제를 계기로 영화제 조직위가 열었던 덕진야외영화상영은 매회 4백∼5백여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 정도.
시민들의 주말 오후를 고민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상설공연활동은 올해 지자체나 문예진흥기금 등 각종 지원사업에서 지원금을 받으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놀이패 우리마당과 그룹 소나무가 전주시 지원사업을, 바리톤소극장이 전주시와 전북도 사회단체임의보조금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임실필봉농악은 무대공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그룹 소나무는 지역주민들의 민원때문에 공연장소를 옮겨 다니기도 했지만 올해 전주시가 객사 앞마당 공연을 허가해 주면서 큰 부담을 덜기도 했다.
지자체의 재정적인 지원보다 이들이 올해 더욱 활기를 띠는 이유는 바로 시민들의 호응이다. 정기적으로 공연을 가지면서 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게 됐고 일부 공간은 호응속에서 공연횟수를 늘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민간단체의 의욕적인 활동과 지자체의 관심있는 지원, 시민들의 호응속에서 상설공연이 시민들의 생활속에 새로운 문화전달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 바리톤소극장의 우인택대표
- 소극장 무대는 지역 음악의 활력소
“단순히 무대가 늘어난 개념이 아닙니다. 작은 음악회는 젊은 음악인들에게 무대경험을, 작곡가들에게는 창작의 힘을 불어넣는 것이고, 음악애호가들에게 부담없이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획입니다.”
지난해부터 소극장에서 작은 음악회를 매주 정기적으로 열어오고 있는 바리톤소극장 우인택대표(39·서해대학 겸임교수·사진)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음악회를 시작한 이후 올연말까지 열린 작은 음악회는 모두 69회. 음악전문 소극장 자체가 지방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음악회가 쉬지않고 공연되는 예는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 소극장 작은 음악회를 기획했을 때도 지역음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올해 소극장 운영의 가장 큰 변화는 지역 음악인들이 소극장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했다는 겁니다. ‘과연 잘 운영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이 사라진 셈이죠.”
첫해 토요일 오후에 한정돼 열리던 음악회는 음악회를 자청하는 음악인들 때문에 공연횟수가 크게 늘었다. 12월만 해도 아홉차례의 공연이 계획돼 있다. 매월 발간하는 음악회 프로그램 안내책자는 음악과 학생들에게는 필수품.
소극장을 후원하는 후원회원만도 현재 2백여명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문예진흥기금 등의 지원을 받아 빠듯한 재정에 단비가 되고 있다.
‘각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학생들은 많지만 이들의 무대는 없다’. 후배들에게 무대를 열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처음 소극장 작은 음악회를 시작했던 그는 관심과 호응도가 높아진 지금 오히려 부담스러운지도 모른다.
우대표는 “관심이 높아질 수도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죠. ‘소극장 유지’가 아니라 ‘소극장을 살찌우게’해야 하는 고민이 새로 생겨났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처음 시도한 해설오페라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기획을 준비중에 있다. 우대표는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해대학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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