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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전북문화 다시보기] (10) 잡음 낸 소리축제

-행사기획에서부터 홍보, 예산집행 등 부실
-홍보전략 부재..등 조직위 사무국 등 전반적인 문제


 

올 한해 도내 문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전주세계소리축제 예비행사’로 모아졌다.


 

판소리의 본고장이라는 지역적 자부심을 바탕으로 기획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당초 기대감 만큼이나 지역민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겨줬다.


 

지난 10월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예비행사는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내며 막을 내렸고 결국 조직위 사무국 직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했고 조직위와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도지사 역시 사의를 표명했다. 도의회는 이번 예비행사의 부실운영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 위해 내년 3월까지 특위를 구성해 ‘부실한 예비행사’의 에산운용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지난 21일 총회를 갖고 내년 1월 정기총회를 열고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내년 본대회를 앞두고 올해 열린 예비행사는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인력구성이나 행사 프로그램의 부실, 홍보 부족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초기 축제기획 단계에서 지나치게 서구음악중심으로, 혹은 유명 음악인 초청중심으로 짜여진 데다가, 우리 전통음악은 곁다리처럼 걸쳐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이번 예비행사는 예견된 문제점을 현실로 그대로 드러냈다.


 

예산의 방만함을 지적하는 소리도 높다. 예비행사에 쏟아부은 예산만도 17억여원(집행된 예산으로 밝혀진 액수). 내년 본행사에 책정되어 있는 예산은 40여억원이다. 단일축제에 쓰여지는 것으로는 엄청난 예산. 문화계에서는 이 예산이 내실보다는 외형적 화려함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예비행사가 그 규모에 비추어 예산 낭비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을 감안한다면 적정한 예산으로 내실을 갖출 수 있는 합리적 운용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소리축제를 통해 도내 시민문화단체들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관주도의 축제에 ‘충분한 견제역할’을 해낸 것은 그나마 이번 축제가 가져다준 결실이다. 예비행사 이전부터 축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자체적으로 모니터요원을 운용해 결과발표를 하는 등 이들 단체들의 활동은 조직위의 전면개편을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전북문화개혁회의와 시민행동 21은 모니터 결과보고와 사업비 환수운동 등을 적극적으로 축제부실을 감시, 견제했다.


 

예비행사의 부실을 거울삼아 본대회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화예술인들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조직과 사무국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제기한다. 전문인력의 영입을 과감하게 추진하되,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의 전문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문화계 일각에서는 소리축제 자체를 한해 걸러 2002년에 개최하는 방안도 제기되기도 했다.


 

조직위는 내년초 정기총회를 통해 사무국과 조직위 등을 전면개편하고 지역문화계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본대회를 준비해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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