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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 문닫는다

- 생활비 등 경제적인 지원과 자존감 키우기 위한 정서지원프로그램 병행
- 실직여성가장문제를 공론화하고 사회적 관심 촉구하는 역할 해

 

‘여성가장’의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겨울 IMF구제금융이 시작되면서부터다. 가정경제는 물론 자녀양육과 살림까지 이중삼중의 짐을 안고 있는 여성가장들이 경제대란속에 구조조정 일순위로 꼽혔고, 더욱이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이 없는 여성가장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우리지역에서 실직여성가장의 문제를 공론화시킨 곳이 전북여성단체연합 부설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소장 이강실). 지난 98년 9월 여성가장에게 쌀과 난방유 등을 지원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해 지난해말까지 도내 1천5백여 여성가장의 언덕이 되어준 곳이다.

 

도내 여성가장에게 경제적 지원은 물론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힘을 실어주었던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가 2년4개월여만에 활동을 접었다.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가 여성가장들의 ‘큰언니’가 된 것은 98년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함께 실직여성가장 겨울나기 긴급구호사업을 벌이면서부터다. 당시 4백14명의 여성가장에게 생필품을 지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 사업이 모태가 돼 99년 1월부터는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와 손을 잡고 일년에 네차례씩 매달 10만원씩의 생활비를 지원, 매년 5백세대의 모자가정에 도움을 줬다.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가 가정경제에 보탬을 줬기 때문에 여성가장들에게 힘이 됐던 것은 아니다. 그들이 처한 어려움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하면서부터다. 실직여성가장 이야기방이 그것이다.

 

98년 12월 처음으로 마련한 이야기방에는 1백여명이 넘는 실직여성가장이 참여했다. 이듬해 10월까지 모두 열한번의 이야기방이 열릴때마다 늘 1백명이 넘는 여성가장들이 찾아와 자신들의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닫히고 억눌렀던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이야기방은 여성가장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해갔다.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에서는 생활에 쫓겨 자녀와의 관계에 소원했던 이들에게 가족간의 정을 쌓을 수 있는 자리도 만들었다. 가족체육대회도 열고 나들이도 다녀왔다.

 

일년여동안 진행돼온 이야기방은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직업훈련과 자존감 배양을 위한 소규모 프로그램으로 발전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여성가장들은 그들만의 작은모임을 만들어 서로 희망을 나누고 있다.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 오수연실장은 “대부분의 여성가장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느라 자신을 살필 여유가 없는데다 또한 경제적 자립을 위한 정보접근의 기회조차도 없어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가장들이 사회에 그들이 이름을 내밀고 발을 들여놓는데 실업극복여성지원센터가 안내자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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