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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 원불교 전주노인복지병원 봉사단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면 힘들고 짜증나서 못해요. 자원해서 하는 일이니까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겁니다.” 원불교 전주노인복지병원 자원봉사자 한경순씨(48).


 

원불교 전주노인복지병원 자원봉사단은 지난해 6월 노인복지병원이 개원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병원 개원식 당시 대청소부터 식사대접과 설거지로 시작해 오늘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기가 맡은 요일에 병원에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


 

토요일 오전, 할머니라고 하기엔 젊게 보이는 자원봉사자들이 병원을 찾는다. 이들 중에는 환갑을 넘었거나 일흔을 훨씬 넘어선 일흔일곱살 정정길 할머니 같은 이도 있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일들은 시간이 아까울 정도. 식당에 내려가 환자들의 식사를 도와주거나 자신들과 비슷한 나이의 환자들의 잔심부름을 도와주는 일이지만 그런일들이 만만치는 않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의 연령층에 따라 하는 일도 다르다.


 

젊은 봉사자들은 환자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나이가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환자들과 친구로서 교감을 나누며 환자들의 심정을 잘 헤아려 의욕을 주는 일을 맡는다.


 

노인복지병원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는 모두 50여명.


 

이들은 간호과의 간병보조, 사회사업실의 프로그램보조 및 산책보조를 주로 돕는다. 환자들을 위한 목욕봉사와 한달에 한번 환자를 위한 생일잔치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물리치료실에서 간호사와 함께 물리치료를 돕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일을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불교의 가르침대로 남을 돕는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실천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원봉사자 이성안씨(51)는 “우리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하는 일”이라면서 “환자들에게 조그만 손길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을 가장 가깝게 지켜보는 영양사 이영진씨(30)는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못올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을 찾는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변함없는 봉사활동에 놀랄때가 많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치매노인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다른 자원봉사 활동보다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히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 힘들거나 짜증스러움이 없을리 없지만 신앙의 힘은 이들을 극복하는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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