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임실읍에서도 순창쪽으로 한참을 달려야 다다를 수 있는 청웅중학교에는 작지만 알찬 연주회가 마련됐다.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비롯해 드보르작의 ‘위모레스크’, 엘가의 ‘사랑의 인사’,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 등 클래식에 관한한 문외한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11곡들이 이 학교 강당을 메웠다.
다름아닌 전북음악연구회(회장 소중연)가 마련한 학교방문 연주회. 도시지역에 비해 문화적으로 소외된, TV 속의 댄스가수들에게 길들여진 학생들에게 문화적 감성을 불어넣어주는 자리다.
전교생이라야 50명 남짓이지만 이 학교 학생들은 연미복과 검은색 드레스를 차려입고 차례로 무대에 오른 음악연구회원들이 클래식선율을 들려줄 때마다 자못 진지하게 감상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해말 한 방송사 드라마의 삽입곡으로 쓰여 더욱 친숙한 ‘로망스’를 기타리스트 김문성씨가 연주하자 턱을 괸채 슬몃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규모는 작지만 플롯과 바이올린, 기타, 크럼펫, 첼로 등의 다양한 악기와 함께 소프라노 강명화씨와 테너 김정윤씨가 가곡 ‘그네’‘청산에 살리라’까지 들려준 다채로운 무대였다.
또 연주회와 함께 도내의 마임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전북연극협회 최경식사무국장이 마임 ‘이상한 풍선’을 연기, 이 학교 학생들은 물론 자리를 같이한 학부모에게 색다른 문화체험을 선사했다.
지난 93년 도내 대학 음악전공자들이 모여 출범한 전북음악연구회는 해마다 4∼5차례의 학교순회연주회를 열고 있다. 도내에서 자치단체 소속이 아닌 민간단체가 10년가까이 학교순회 연주회를 열고 있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지적. 이날 연주회에는 김문성씨를 비롯해 플롯 조영균(뮤지카 까메라타 플롯 수석), 바이올린 박선하(전주시립교향악단), 트럼펫 정인수(익산시립관악합주단 트럼펫 수석), 피아노 임창주·김미현씨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박경숙교사는 “이번 음악회가 학생들에게 소중한 문화체험을 선물했다”면서 “지역순회 연주회가 보다 많은 학교에서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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