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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경의 음악이야기] 편지 이중창


“새장에 갇혀 살 수 없는 새들이 있다. 그 깃털은 너무 찬란했다.

 

새들에게서 비상하는 기쁨을 빼앗는 건 죄악이다.”

 

40년 옥살이를 끝내고 풀려나는 늙은 흑인 죄수 레드가 앤디와의 우정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말이다.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긷힌 은행원 앤디는 20년에 걸쳐 탈옥 준비를 하고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다. 영화 ‘쇼생크 탈출’을 관람하신 분들이라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주인공이 교도소 방송을 통해서 들려주던 아리아를 기억할 것이다.

 

잠시나마 죄수들의 얼굴에 평화로움을 안겨주던 그 노래는 바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가운데 나오는 편지 이중창이다.

 

모차르트는 35년이란 짧은 생애동안 한 순간도 오페라를 소홀히 한 적이 없었다.

 

1768년 12살 되던 해 오페라 ‘바스띠앙과 바스띠엔느’를 시작으로 죽기 석 달 전에 완성한 ‘마술피리’까지 모두 16편의 완성된 오페라와 여러 편의 미완성 오페라를 남겼다.

 

음악역사에서는 그 이전시대에도 몬테베르디나 헨델같은 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를 남겼다고 전해지기는 하지만 실제 대중적인 성공으로 본다면 글룩과 모차르트에서 오페라 역사가 시작됐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불행히도 모차르트는 자신의 조국, 오스트리아에선 그의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를 오페라 작곡가로서 발견하고 인정해 준 곳은 프라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휘파람으로 ‘피가로’를 노래하고 다녔고, 이어서 탄생한 ‘돈 조반니’역시 프라하를 위해 주문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

 

18세기의 프랑스 희극작가 보 마르셰의 원작에 의거해 만들어진 로렌쪼 다 폰테의 이탈리아어대본으로 쓰여진 ‘피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혁명 전야의 부패하고 타락한 지배계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조소하는 내용으로 우여곡절 끝에 빈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이 된 피가로는 부인의 하녀 스잔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바람기 많은 백작은 스잔나에게 흑심을 품고 옛날 관습이었던 초야권을 부활시키려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 몸종 케루비노, 피가로, 스잔나, 백작부인은 작전을 세우고, 마침내 백작은 항복을 하게 된다는 코믹한 내용이다. 3막에 나오는 백작 부인과 스잔나의 이중창은 백작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연애 편지를 쓰는 장면이다. /음악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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