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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으로 만나는 치열한 삶과 풍경



일제 강점기 고향을 떠나 중국으로 이주했던 무주촌 사람들이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본향, 무주를 찾는다.

 

사진작가 김학수씨(69)가 지난 1월 중국 길림성 연변에 살고 있는 무주촌 사람들의 삶과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무주촌사람들’展. 제5회 무주 반딧불축제 기념행사로 25일부터 29일까지 무주 문화예술체육센터에서 열린다. 작가가 중국에 다녀온 뒤 2월말 가졌던 전시회 작품 45점이 선보인다.

 

중국 길림성 안도현 무주촌은 중국으로 건너간 전북 무주 사람들이 집단으로 옮겨 살고 있는 곳. 이민 2세와 3세로 이어지면서도 가족들이 함께 이주해와 우리의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와 생활 풍습이 고스란히 지켜지고 있는 조선족 자치구다.

 

작가는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1일까지 KBS 전주방송총국의 취재진과 함께 무주촌에 머무르면서 무주촌 사람들의 생활을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기 위해 셔터를 눌렀다.

 

“선친께 북간도로 이민간 사람들 이야기만 들었지, 직접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생김새와 생활상에서 느껴지는 동질감, 영락없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한민족임을 알 수 있었죠”

 

우리나라 50∼60년대를 연상케 하는 풍경들 때문에 작가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오를 때가 많았다고 했다. 방한모와 목도리를 두른채 시장에 나와 운동화를 사려는 부자(父子), 얼음장을 깨고 빨래하는 아낙들, 그리고 소달구지 등. 흑백사신으로 만나는 조선족의 정겨운 얼굴들의 그들의 치열한 삶과 풍경은 작가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전시회를 마치고 다시 무주촌을 찾았어요. 고향의 풍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들을 보는 일은 감동 그 자체였으니까요. 그들에게 줄 생필품을 바리바리 챙겼죠. 그리고 현지에서 냉장고도 한대 사주고요”

 

작가는 23일 무주촌 사람들 4명이 반딧불축제 기간 동안 무주를 방문한다고 소개했다. 이가운데 무주군 무풍이 고향인 기모씨(현지 중학교 교사)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한국인들이 순진한 조선족에게 몹쓸짓을 하지 않았으면 해요. 한국인에 대한 조선족의 불신이 예상외로 깊어요. 동족인데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으면 합니다”

 

수십년 사진으로만 살아온 원로작가의 무주촌 사람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은 이제부터 시작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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