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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원로화가의 애정이 벽화 되살렸다



 

국보급 평가를 받았지만 69년 보수공사와 86년 화재로 완전히 소실됐던 금산사 대적광전(大寂光殿)의 벽화 ‘백의관세음보살상’이 최근 복원돼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적광전 벽화 ‘백의관세음보살상’은 1928년 일본 평범사(平凡社)에서 발간된 ‘세계미술전집’에 소개될 정도 미술사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 이 전집 제23권 88쪽에는 벽화 사진과 함께 “금산사 대적광전내 진후면벽(陳後面壁)의 배면에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소위 오도자(중국 唐人)풍의 주의(晝意)를 따른 것으로 필력이 대단히 웅건하고 생동감 넘쳐 현재 조선조 불전의 벽화중에는 이 그림에 비할만 한 것이 없다”고 극찬했다. 또 “강희년간(康熙年間·숙종, 1600년대)초에 건물과 동시에 그려진 것”이라고 제작연대를 추정했다.

 

조선시대 최대 걸작으로 꼽혔지만 보수공사와 화재로 소실됐던 금산사 벽화가 다시 밝은 햇빛을 보기까지는 서양화가 이복수씨(80)의 벽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 덕분이었다.

 

이씨는 벽화가 파괴되기 7년전인 지난 62년 금산사에 머무르며 가로 세로의 크기가 2.8m, 3.2m에 달하는 대형벽화를 드레싱페이퍼에 실물크기로 옮겨두었다. 이씨는 또 벽화 파괴후 관세음보살상 그림의 잔영들을 사진으로 촬영, 보관해 왔다는 것.

 

이씨는 미술사적 가치가 큰 관세음보살상 벽화를 복원해야한다는 생각에 지난 98년 9월 작촌 조병희선생 집에서 금산사 주지 도영스님을 만나 36년간 복사본과 자료사진을 건네줬다.

 

“62년 처음봤을 때 대형임에도 그림의 선이 거침없었고 구도상 균형이 완벽한 걸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존이 되지 않아 곧 없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사흘간 절에 머무르며 벽에 종이를 대고 본을 떴어요”

 

이씨는 이 벽화가 보존돼 있을 당시 금산사를 찾는 불자들이나 관광객들이 이를 보고 무두 감탄했으며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이 넘쳐 ‘살아있는 관세음보살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회고했다.

 

“대가의 혼이 담긴 역작을 그대로 다시 그려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그나마 원 벽화에 기초한 백의관세음보사살 그림이 복원돼 기쁠 따름입니다. 오늘에야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 한 자부심도 갖게 됐어요”

 

한 노화가의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벽화에 대한 애정과 복원에 대한 열정이 백의관세음보살상이 40년만에 제자리를 찾게 한 셈이지만 미술계에서는 이 그림이 옛 원형을 그대로 담아내지 못해 미술적 가치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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