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달동안 전주객사에서 계속된 ‘여름날의 야외극축제’는 관객들 곁으로 한발짝 다다가 연극의 향연을 펼쳤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
전북예총이 마련하는 전라예술제의 네번째 행사로 열린 이번 행사는 ‘주말을 가족과 함께, 도심의 연극무대로’라는 부제로 전북연극협회(회장 박병도)가 이달 매주 토요일마다 전주객사를 연극의 향기로 물들게 했다.
또 관객들이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실험극에서부터 해학과 풍자가 묻어나는 마당극까지 다양한 장르가 무대에 올려져 지루함과 식상함을 잊게 했다.
이에따라 한여름밤의 색다른 연극무대가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매년 여름밤을 수놓는 연극잔치’도 고려해봄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창작극회는 이번 행사에 앞서 자체적으로 선발한 아마추어배우 6명을 위해 워크숍을 실시하고 짧은 시간 연마한 연기실력을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등 ‘생산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행사의 서막은 지난 4일 극단 명태의 ‘뫼로 가는 두수레’(최경성 작·연출)가 열었다.
이 작품은 국내무대에서는 드물게 언어가 아닌 시각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한 이미지연극.
특히 이날 무대는 도내 관객들의 ‘연극에 대한 열린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여서 더욱 의미를 깊게 했다. 명태의 최경식대표는 “이번 연극이 다소 난해한 탓에 많은 관객들이 중간에 자리를 뜰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이 연극이 끝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면서 “도내에도 실험극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극단 하늘의 ‘흥보가 기가 막혀’(연출 조승철)가 바톤을 이었다.
흥보전을 패러디한 이 작품은 가진 자와 없는 자, 부자와 가난한 사람, 선과 악 등으로 대변되는 전통적 부조리와 잘못된 세태를 풍자한 유쾌하고 시원한 마당극이었다.
마지막으로 극단 창작극회가 마련한 ‘객사별곡’(연출 홍석찬)이 지난 17일과 25일 공연을 가졌다. 광대놀음을 표방했던 ‘객사별곡’은 고집스럽고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우리 사회를 마음껏 조롱했다. 또 두차례의 공연인 만큼 25일은 첫번째 무대에 비해 극적 완성도가 더해지는 등 관록과 순발력이 돋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최측은 이번 행사에 선보인 작품들이 극의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고 산만했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는 예산에 비해 다소 많은 극단이 참가한데다 전주객사가 관객들이 야외극에 몰입할 수 있는 장소로는 다소 적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