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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소리축제] '소리고장' 자존심.. 전세계에 드높인다



전북사람들은 ‘소리의 고장’이라는 자부심만큼은 웬만해선 굽히지 않는다. 어느 장소에서건 걸쭉한 육자배기 한자락을 풀어내고 들을 수 있는 지역적 정서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리의 본향임을 잊지 않는 전주에서 세계의 소리가 어우러지게 하는 것은 따라서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랄 수 있다.  

 

우리 문화 자산인 ‘소리’의 모든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2001 전주세계소리축제(www.sori-festival.com)가 10월13일부터 21일까지 아흐레동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한 전주 일원에서 펼쳐진다. 투입되는 예산만도 43억5천여만원.

 

‘소리사랑 온누리에’를 주제로 마련되는 소리축제는 공식프로그램만 89개, 15개국 3천7백여명(86개팀)이 무대에 올라 2백여회의 풍성한 소리상차림을 내놓는다.

 

판소리를 비롯한 우리소리의 전통과 풍류는 물론 재즈, 클래식, 사물놀이, 종교음악 등 다양하고 독특한 음악과 소리를 모은 국내 최대의 공연예술축제. 우리의 자랑스런 소리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자리이자 세계소리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한 힘찬 첫걸음인 셈이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축제기간 전북을 찾는 관광객수가 1백30만명, 이 가운데 외국인은 7천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산한다. 특히 소리축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유료관객수는 3만5천명, 무료관객은 28만명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자유참가공연 및 행사참가자 등 순수관광객은 1백만명 정도로 예상한다. 조직위의 계산대로라면 소리축제는 단숨에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자리잡는 것은 물론 소리고장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이게 된다.

 

소리축제를 알리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매주 목요일 전주객사에서 마련한 ‘해질녁 작은 음악회’를 비롯해 소리축제 대학생홍보단 전국투어, 인천국제공항 음악회 등 다채로운 홍보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던 조직위는 튼실하고 결점없는 세부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밤잠을 잊고 있다.

 

도내 문화계도 이번 소리축제가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문화를 견인하기 위한 의미있는 한마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도민 모두가 관객이자 자원봉사자라는 심정으로 외지인을 맞고 애정어린 성원과 질책을 잊지 않는 것. 도민들이 외면한다면 판소리를 정점삼아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잔치’로 자리잡겠다는 소리축제는 ‘그들만의 잔치’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리축제가 이제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모두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볼 일이다

 

2001전주세계소리축제 주요 프로그램

 

2001전주세계소리축제는 ‘소리’의 만찬장이다.

 

일부에서는 많은 프로그램을 끼워넣은 백화점식 축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세계각국의 소리문화와 음악이 아흐레동안 집중 공연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

 

열린 축제를 지향하는 소리축제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상자로서가 아니라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주체자가 되어줄 것을 권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주프로그램은 개막 및 폐막공연 등의 공식행사와 공연프로그램, 특별프로그램, 어린이소리축제 등으로 구성된다. 부프로그램은 전야제와 축제광장콘서트 등의 축제행사, 마스터클래스와 학술세미나 등의 부대행사를 꼽을 수 있다.

 

-개막공연 ‘온소리 콘서트’

 

1백34명의 전통음악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과 정체성을 가늠한다.

 

-우리 소리의 멋

 

소리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워 우리 소리를 한데 모은 풍류의 경연장. 세부프로그램으로 △서울시향(지휘 정치용)과 안숙선명창 등이 한무대에 올라 동서양이 조화를 이루는 소리의 환타지 ‘온누리 콘서트’를 비롯해 △처음으로 전주무대를 찾는 국립창극단의 창극 흥보가 △한국정가단이 꾸미는 정가의 밤 천년의 소리 △우리 소리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우리소리의 맥박에서는 판소리 다섯바탕과 산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열린 공연장, 함께 만드는 축제

 

세계소리축제가 지향하는 ‘열린 축제’에 대한 화두를 읽을 수 있다. 매일 축제의 흥을 고조시킬 △데일리 퍼레이드 △축제광장 콘서트 △73개 단체와 개인이 참여해 기량을 한껏 뽐낼 자유참가공연 등은 관객들의 폭넓은 관심을 모을만하다.

 

-세계소리의 화합

 

우리 소리문화와 세계 음악예술이 소리의 진수성찬을 차린다.

 

△재즈색스폰 연주자 이정식과 서울재즈오케스트라가 꾸미는 재즈의 향연인 이정식과 빅밴드 △21명의 현악기 연주자들이 펼치는 21스트링스 앙상블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 함께하는 전주시향 △고악기에 의한 바로크 원전연주에 나서는 콜레기움 무지쿰 텔레만 △정통 흑인영가를 체험하는 플랜테이션 싱어즈 △아프리카타악을 선보일 말리의 와키나마 △금관앙상블의 유장미를 들려줄 아르모니아 브라스 퀀텟 △악기가 아닌 목소리가 빚어내는 뮌헨 비아노바합창단 등이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소리축제 ‘소리야! 놀자’

 

번개오페라, 또래연주회, 슥삭슥삭! 악기공방 등이 무대를 수놓는다. 놀이와 연계한 체험 위주 프로그램들이 어린이들을 소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제의와 영혼의 소리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종교와 제의음악을 정확한 고증을 거쳐 무대에 올린다. 세계 각국의 종교·제의적 음악이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특별한 기획. 전주향교에서 펼쳐지는 제례악과 선비음악, 금산사의 범패와 작법, 그리고 진도씻김굿과 여수상문살굿 등 전통소리가 마련된다.

 

-풍류의 소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문화관광상품. 우리 삶속에 스며있는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남도의 풍류와 라이브 재즈무대인 스윙 앤 그루브 등이 참가한다.

 

이밖에도 테마소리투어를 비롯해 판소리 역사를 되돌아보는 판소리세미나, 판소리 텍스트의 해제를 강의하는 마스터클래스, 전북 관악의 역사와 현재를 짚어보고 정체성을 모색하는 관악세미나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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