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기 남짓한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시대 최고의 기악독주곡으로 자리잡은 산조는 ‘산조성’(散調性)으로 일컬어지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전주산조예술제는 이러한 산조성이 넉넉히 어우러질 수 있도록 판을 여는 자리입니다. 또 사람냄새가 물씬나는 축제마당이기도 합니다.”
제3회 전주산조예술제가 4일 문을 열고 나흘동안의 화려한 산조나들이를 펼친다.
‘산조,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접근을 위하여Ⅲ’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민간중심의 자생적인 문화운동이기도 하다. 문화공간 다문을 종합상황실삼아 꼼꼼히 행사를 준비하는 많은 조직위 관계자들 가운데 이동엽위원장을 찾을 수 있었다.
“산조의 현대성과 즉흥성을 개발하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국제음악제”라고 산조예술제를 소개하는 이위원장은 “기존의 음악축제가 다른 음악의 어법과 내용에 우리 음악을 끼워맞추려는데 치중했다면 산조예술제는 우리 음악을 중핵삼아 모든 예술장르와 접목을 시도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산조예술제는 사실 지역보다는 중앙이나 해외에서 더욱 유명하다. 올해 축제에 일한문화교류기금이 지원자로 나섰고,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음악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산조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장르가 전통도시인 전주에서 열리는데다 민간주도로 행사가 치러지는 점을 높이 샀기 때문.
“예술감독인 굿연구소 박흥주소장을 비롯한 30∼40대의 소장 문화예술인과 원로예술인이 머리를 싸매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산조예술제가 작지만 알차면서도 자생력있는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원동력도 민간이 주도하고 있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산조예술제가 펼쳐지는 ‘공간’에도 자부심이 남다르다. 이위원장은 “이번 축제의 무대는 전통문화특구이자 근대한옥의 변천사를 그대로 간직한 전주시 교동 일대”라면서 “한옥지구의 개발모형을 제시하는 바람직한 길잡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앞으로 국내축제 가운데 10여개에 이르는 민간주도 축제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문화운동을 널리 알리고 NGO와도 활발하게 연계하겠다”며 “산조를 알리는데 주력한 올해까지와는 달리 내년부터는 새로운 형식의 산조예술을 집대성,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음악축제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엽위원장은 “4일 열리는 또랑깡대 콘테스트를 주목해달라”면서 “다른 음악을 판소리식으로 바꿔부르고 창작판소리가 무대를 수놓는 이번 콘테스트는 산조예술제가 지향하는 모든 것을 담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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