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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김영민교수 철학에세이 '보행'



자·타칭, 지식계의 ‘아웃사이더’또는 ‘독립군’으로 불리는 김영민 교수(한일장신대 인문사회학부)가 철학에세이를 펴냈다. ‘보행’(철학과 현실사)

 

92년 ‘철학과 상상력’(사간과 공간사)이후 매년 2∼3권의 저서를 펴내는 김교수의 열다섯번째 책이다.

 

‘보행’의 사전적 의미가 ‘걸어가는 일, 걷기’이듯 이 책에는 김교수가 걷는 과정에서 퍼올린 철학적 사유를 담은 글 21편이 실려 있다.

 

언뜻 가벼운 에세이처럼 보이지만 담고 있는 주제는 ‘우리 학문의 자생성과 주체성’. ‘탈식민성과 우리 학문의 글쓰기’(민음사) 등에서 이미 보여준 우리 인문학의 활로에 대한 고뇌를 담은 글쓰기가 이어지는 셈이다.

 

김교수는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남 탓보다는 인문학의 교육 제도와 학문 제도의 모순에 대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붓는다.

 

그리곤 우리 인문학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글’을 제시한다. 세계화가 필요하다면 인문학이 맡아야 할 일은 바로 그 세계를 가장 쉽고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화하는 체계적인 노력과 그 제도 인프라의 구축이라는 것. 인문학의 위기탈출을 위해선 ‘제대로 된 한글이해’가 급선무라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

 

김교수의 ‘보행’은 그냥 걷은 한가함이 아니라 이 세상의 현실문제를 천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 그가 말하는 우리 인문학의 영원한 과제인 자생성 확보를 위한 ‘철학에서의 한글의 제역할’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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